[사설]한미FTA, 충분히 검토해야

막바지 협상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매듭을 짓지 못했다.

우리로서는 협정문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인데, 미국이 협정문 수정까지 필요한 수준의 요구를 해 결렬됐다는 후문이다.

결국 미국 측의 무리한 요구로 당초 G20 전 타결키로 했던 이명박 대통령과 미국 오바마 대통령 간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당초 양국 정상들은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 이전에 FTA 협의를 마무리짓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계획했던 8일과 9일 이틀간 회의를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10일까지 회의를 하루 연장하는 강수를 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쇠고기 등 현안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해 결국 시한 내에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FTA 추가협의와 관련해 G20 정상회의가 끝나면 양국 통상팀들이 계속 협의하게 될 것이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한미 FTA의 계속 추진 의지를 밝혔다.

결렬은 아쉽지만 오히려 잘된 것이 아닌가 싶다. 한미 정상이 G20 전까지 완전히 타결하겠다고 했지만 솔직히 너무 시간이 촉박했다. 양 정상은 G20 전에 FTA를 타결해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경고하는 이벤트로 삼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냉철해져야 한다. 결렬로 지연된 만큼 이번에 미국이 제안한 내용을 충분히 검토한 후 협상을 진행해도 늦지 않다. 한미 FTA는 지난 2007년 6월 정식서명 후 이제 3년 반이 지났다. 아직도 FTA 완전 체결까지는 많은 난관이 남아있다. 조급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