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성공파도]<456>직원간 갈등, 모른척 해야하나?

막히고 뭉치고 엉켰다. 회의기류가 냉랭하다. 물과 기름처럼 따로 앉아 한쪽이 발언하면 한쪽이 싸늘한 웃음을 짓는다. TV채널권부터 식탁 의자까지 티격태격 맞붙는 남매가 집에 있다면 예산편성부터 회식장소 결정까지 으르렁거리는 직원들이 회사에 있다. 서로 머리를 모아 힘을 합쳐도 시원찮을 판에 거지끼리 동냥자루 찢는 꼴이 되어 아옹다옹하는 후배들, 모르는 척을 해야 하나? 호루라기라도 들고 나서야 하나.

재료가 많이 들어간 김밥일수록 상할 확률이 높다. 다양한 사람이 모여 다양한 주장을 가진 조직이니 오죽하랴. 우리는 다 다르다. 그래서 갈등은 당연하다. 갈등은 있는게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없는 게 더 심각한 문제다. 조직 내 갈등은 너무 많아서도 안 되지만 없어서도 안 된다. 물에 술탄 듯 술에 물탄 듯 하나마나 하거나 한쪽으로 줄서서 짜고 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서로 대립하고 비판하면서 견제와 균형을 만든다. 어느 정도의 대립과 경쟁이 서로에게 긴장과 성장을 준다.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보다 긍정적으로 승화시키자. 티격태격하던 남매도 부모의 이혼계획 앞에서는 하나가 된다. 아무데서나 못 자던 결벽증 환자도 사흘을 지새우면 서서도 존다. 자질구레한 승강이보다 더 큰 다른 일에 집중시키자. 작은 그릇에 담겨 있을 때는 커보이던 돌멩이도 호숫가에 던지면 흔적 없이 사라진다. 판을 크게 만들면 작은 갈등은 잊힌다. 곪아터지게 방치하라는 말이 아니다. 뜨겁고 치열한 분위기를 만들어 녹여 없애자는 거다. 지금 우리가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라 힘을 합쳐 뛰어가야 할 때임을 알리자. 호루라기 불며 설교하지 말고 깃발을 들어 고지를 가리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