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현대정보기술 인수를 추진하면서 ‘롯데정보통신과 현대정보기술 연합’ 출현이 사실상 초읽기에 돌입했다.
두 회사 연합은 매출만 놓고 보면 삼성SDS, LG CNS, SK C&C에 이어 ‘빅4’에 달해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롯데발 인수합병(M&A) 태풍이 IT서비스 업계 선두권 경쟁은 물론이고 중위권 판도 재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의 현대정보기술 인수는 우선 삼성SDS와 LG CNS, SK C&C 등 빅3 기업의 IT 서비스 시장 점유율이 갈수록 확대되는 데 따른 적극적인 맞대응으로 풀이된다. 기존 ‘빅3’ 중심의 시장 주도권 다툼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공격경영의 포석이다. 또,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IT 융합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그동안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유통과 식음료, 석유화학, 금융 등 주요 분야에서 잇따라 인수합병을 추진한 롯데그룹은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롯데그룹의 현대정보기술 인수도 이 같은 원칙에 부합된다는 게 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롯데그룹은 IT 서비스 계열사 롯데정보통신과 현대정보기술 간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M&A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정보통신+현대정보기술 연합’은 당장 IT 서비스 시장에서 7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돼 삼성SDS와 LG CNS, SK C&C와 ‘유효 경쟁’이 가능한 수준으로 규모를 키울 수 있게 됐다. 브랜드 파워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만한 것은 롯데정보통신과 현대정보기술의 주력 부문이 다르다는 점이다. 현대정보기술이 보유한 공공·사회간접자본(SOC)·의료·국방 등 IT 서비스 노하우와 프로젝트 수주 노하우가 롯데정보통신과 화학적으로 결합하게 되면 단순 매출 증가 이상의 시너지 창출이 충분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롯데정보통신은 현대정보기술이 미국·중국·아랍에미리트·베트남(이상 현지법인)과 파키스탄(사무소) 등지에 확보한 거점을 IT 서비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 해외 IT 서비스 시장 개척에도 본격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그룹이 현대정보기술 인수를 계기로 IT 서비스 진영의 인수 합병 바람이 다시 거세게 몰아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삼성SDS가 삼성네트웍스, 티맥스코어, 크레듀를 잇따라 인수하고, 옛 포스데이타와 포스콘이 포스코ICT로 합쳐지는 등 IT 서비스 기업의 인수합병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과거에 비해 거대해진 경쟁 기업과의 유효 경쟁을 규모의 경쟁력을 갖추려는 움직임이 한껏 고조될 전망이다. 그동안 M&A설이 끊이지 않은 중견 IT서비스 기업들의 또 다른 빅딜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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