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디지털 에이징]의료 SW 세계 시장 도전-이선주 인피니트헬스케어 대표

[연중기획-디지털 에이징]의료 SW 세계 시장 도전-이선주 인피니트헬스케어 대표

병원에서 의료영상을 촬영하고 판독하는 데 오래 기다리던 불편함은 언제부터인지 사라졌다. 의료진은 모바일기기로 어디서나 진료가 가능하고 스마트폰의 의료 앱을 사용하면 일반인도 자신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으며 병원 예약, 결과 조회도 수월해졌다.

고령화로 인해 과거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세계 각국 정부의 헬스케어 지출도 늘어나고 있다. 헬스케어는 의료서비스·제약·의료기기(의료SW 포함)로 구분되는데 무엇보다도 의료SW의 진화가 돋보인다. 특히 의료영상정보 SW인 PACS는 한국이 최고다. 병원의 70% 이상이 PACS를 사용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도 발달되어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도 진출한 PACS 전문기업 인피니트헬스케어는 의료산업에서의 SW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PACS는 전 세계 시장 규모가 35억달러(2010년)로 이 중 1% 남짓이 한국 시장이고 나머지는 해외다. 2001년 시작한 인피니트헬스케어의 해외 진출은 갖은 난관과의 싸움에서부터였다. 기술, 브랜드, 한국에 대한 선진국 병원의 낮은 인식 등을 극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이를 극복, 한 해에 100억원을 수출하는 보기 드문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성능과 기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 만들기에 매달렸으며, 글로벌 표준의 준수, SW지만 품질보증 체제 구축 및 인증에도 신경을 썼다.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도 적극 투자했으며 특허, 컨버전스 대응, 서비스화, 인적자원의 글로벌화도 진행했다.

의료SW는 결코 쉬운 분야가 아니다. 표준 문제가 늘 걸림돌이며, 자칫하면 SI사업으로 빠지기 쉽고 고객과의 소통도 수월하지 않다. 하지만 한국 SW 엔지니어의 우수성과 까다로운 한국 사용자그룹의 요구, 표준화 등을 좋은 씨앗으로 삼는다면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가 의료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료 IT산업에 40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하며, 2011년부터는 의료 IT시스템 도입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기로 하고 360억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다. 일본 및 중국도 의료 IT 투자를 적극 늘려 관련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의료SW기업에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최근 정부는 월드 베스트 소프트웨어(WBS) 프로젝트를 통해 의료 융합IT 분야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같은 정부의 의료 융합IT 지원사례가 더욱 늘어났으면 한다. 기업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 부분도 많지만 R&D 리더십을 강화해 품질 좋은 제품들이 빠르게 세계 시장에 나온다면 우리나라도 의료SW 강국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한국 시장 풍토 개선을 위한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무리한 SW 무상서비스 기간 및 낮은 유지보수 금액 문제는 해결이 필요하며, 의료SW 분야를 이끌어갈 연구인력의 효과적 양성체계도 긴요하다.

더불어 기업은 자신감을 갖고 더욱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다양한 방법을 통한 세계 시장 도전에 나서야 할 때다. 세계 시장 도전에 있어 초점을 맞춰야 할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 선진국 시장 공략이다. 의료SW는 미국·일본을 포함한 선진국이 전 세계 시장의 85%를 차지한다. 이머징마켓도 매력적일 수 있으나 무엇보다도 선진국에서 승부를 거는 게 중요하다. 두 번째 기술적 완성도다. 주요 기업들과 경쟁하는 무대이므로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한다. 표준을 지킬 뿐 아니라 빠르다든지, 보안이 강하다든지 기술을 대표할 수 있는 차별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세 번째는 서비스화 능력이다. 특히 의료SW는 병원의 중요한 요소기 때문에 안정성 및 신뢰성이 중요하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도전은 아름다운 것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의료SW로 세계 100대, 아니 10대 기업에 들어가는 많은 업체가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sunjlee@infinit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