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기업들의 가치를 정성적인 부분까지 평가하는 가치평가모델이 18일 부산 ‘국제게임전시회(지스타)’에서 게임업계 및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소개된다.
삼정KPMG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협력해 개발한 게임콘텐츠기업 가치평가모델을 소개하고 게임업계 M&A 전략과 투자자 유치 방안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최승환 삼정KPMG 전자정보통신사업본부장(부대표)은 “게임업계 M&A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실제 게임 서비스가 사용자를 유치해 과금되기 전의 기업 가치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업계 M&A는 2005년 5건이던 데서 2009년 11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또한 동종의 게임업체나 포털 등이 킬러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인수하던 것과 달리, 전문 투자회사가 미래 수익을 기대하고 게임업체를 인수한 사례도 발생했다. 2009년 3월 미래에셋맵스가 와이디온라인을 인수한 것이 바로 그 예다. 앞으로 연기금의 해외자원개발사모펀드(PEF) 투자 확대나 기업인수 목적으로 설립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등장이 활발해지면 유사한 예가 더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승환 부대표는 “게임 업체에서 M&A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인수업체(투자사)가 피인수 게임 업체를 평가하는 방법은 과금에 의한 매출 및 수익, 일부 관련 업계 종사자의 주관적 판단 외에는 없다”며 “매출로 검증되지 않은 초기 개발 업체의 투자 유치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게임업종에 전문성을 가지고 투자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심사역이 많지 않으므로 전략적 투자자가 아닌 재무적 투자목적의 금융권 대출은 더더구나 미흡한 실정이다. 검증되지 않은 초기 개발업체에 대한 투자는 불확실성이 클 뿐 아니라 IPO나 M&A 등 투자금의 성공적인 회수 실적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삼정KPMG는 자사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개발한 게임콘텐츠기업 가치평가모델이 많은 중소게임개발업체들의 ‘잠재’ 능력을 전문성에 기반한 가치 평가 모델에 의해 판단함으로써 투자 유치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기반으로 기술보증기금과 산업은행 등에서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삼정KPMG의 게임콘텐츠기업 가치평가모델은 △경영능력 △콘텐츠 경쟁력 △시장환경 △사업성 네 가지 기준으로 구성된다. 콘텐츠 경쟁력에는 개발인력의 이직률도 평가하며 3년 이상 기업은 재무구조를, 3년 미만 기업은 수익 전망을 평가한다.
삼정KPMG는 실제로 한 게임사의 경우 이 평가 모델에 의해 평가한 결과 기업 가치가 훨씬 더 높게 도출되었다고 전했다. 이 평가 모델은 스마트폰 게임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소규모 게임 개발업체들에게도 적용 가능하다. 특히 콘텐츠 다운로드에 대한 과금을 통신사가 강제했던 종래 피처폰과 달리, 스마트폰에서는 무료 게임이나 앱이 활성화되어 있어 콘텐츠 개발업체들의 수익성이 더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18일 개최되는 ‘게임업계의 M&A 및 투자유치 세미나’에서는 해외진출을 도모하는 게임기업을 위해 ‘성공적인 해외진출과 세금 관련 전략’ 강의도 이어진다. 글로벌 게임사업 조직 운영시 발생하는 과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전가격세제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게임사가 해외 진출을 위해 현지 자회사를 설립할 때 국내 본사와 해당 해외 자회사와의 거래가 발생하는데 이때의 거래, 즉 서로 다른 국가에 소재하는 특수관계거래를 ‘이전가격거래’라고 한다.
현재 많은 국가들이 자국의 과세권 확보 및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확보를 위해 이전가격과 관련한 과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해외 자회사를 둔 다국적 기업들은 이전가격과세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한국 게임업계 역시 예외는 아니며, 게임산업에서 이전가격과 관련된 주요 이슈는 퍼블리싱과 관련된 라이선스 로열티가 적정한지 여부와, 국외 특수관계회사와 제3자간의 차이가 있는지 등이다.
최승환 삼정KPMG 부대표는 “국내 대형 게임 플레이어들이 많아졌지만 지난 10년간 급성장하면서 회사 경영·재무회계·법무시스템은 외형적 성장을 못 따라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하며 “삼정KPMG는 M&A, 투자유치, 해외진출 등 한국 게임산업의 발전에 필요한 컨설팅과 심사평가모델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