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강국` 이라더니…국내 모바일게임 마이너스 성장

올 초부터 스마트폰 보급이 급속도로 확산돼 유통, 서비스, 경제, 문화 각 분야에서 `스마트 혁명`을 일으켜 융합을 재촉하고 있지만 모바일 게임 분야는 오히려 역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간 게임법에 가로막힌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18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간한 201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미국의 모바일 게임시장은 스마트폰 빅뱅이 일어난 2008년 67억달러(약 7조6719억원)를 기록했으나 아이폰, 구글 안드로이드폰 등 스마트폰 등장 이후 올해는 93억달러(약 10조5741억원) 규모로 평균 18%씩 급성장했다. 아시아 시장도 33억달러(약 3조7521억원)에서 46억달러(약 5조2302억원)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한국 시장 규모는 오히려 줄었다. 2008년 3050억원 규모였으나 올해는 275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2608억원 규모로 게임산업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게임 강국을 무색하게 했다.

게임업계는 한국 모바일 게임시장 퇴행의 가장 큰 이유로 2008년 국회에 제출된 `게임법 개정안`이 2년째 통과되지 못한 것을 꼽고 있다.

현행 게임법에 따라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등에 올라오는 게임은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한다. 게임법 개정안에서는 이를 사후 심의로 바꾸려 했으나 여성가족부의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청소년의 야간게임 이용을 차단하는 셧다운제 포함)과 계속 충돌하면서 19일 예정된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법 개정안이 올해 통과하지 못하면 최소 내년 하반기까지 아이폰용 게임과 안드로이드폰용 게임을 이용할 수 없거나 편법(미국이나 홍콩 계정 이용)으로 내려받아야 한다. 통신사업자들이 T스토어 등을 통해 사전 심의된 게임 애플리케이션(앱)을 판매하고 있지만 세계로 나가지 못하는 국내용이라는 한계가 있다.

`모바일 게임 강국` 한국이 부진한 틈을 타고 외국에서는 이미 `앵그리버드` 등 대박 모바일 게임 벤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앵그리버드는 핀란드 벤처사(로비오모바일)가 만든 것으로 지난달 출시된 최신 버전(1.99달러)은 이틀 만에 전 세계에서 40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해 800만달러(약 90억원)를 벌어들였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모바일 게임 사업 포기도 늘고 있다. 2004~2005년 5000~6000개에 이르던 국내 모바일 게임 개발사는 현재 100여 개 수준으로 축소된 상태다.

[매일경제 손재권 기자/김명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