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밤새워 만들어낸 연구성과물이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국내 대학들은 몇 해 전부터 개인 기초연구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대학기술이전회사를 만들고 지역기업들과 협력해왔다. 특히 이들 대학은 기술이전과 사업화 우수 프로그램 경진대회 등을 통해 수익사업으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이들 기술이전회사의 연구가 산학 협력 시 맺은 ‘러닝 로열티’ 독소조항으로 제값을 못 받고 있다. 기업이 기술이전을 받더라도 제품 양산이나 마케팅에 실패하면 전체 계약금액의 2%도 안 되는 ‘수고비’를 받고 있다. 1년 이상을 진행한 연구개발 노력이 2%짜리로 전락한 셈이다.
또 대학이 자신의 지재권을 타인에게 양도할 경우 기업이 우선 양도권을 갖는다는 조항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은 협상력이 미약한 일부 지방대학이 더 심각하다. 기업이 알아서 챙겨주면 그저 고마울 뿐이라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이 같은 문제점이 발생한 데는 학계와 산업계 간 교류의 장이 적고 그 폭이 넓지 않은 것이 이유로 보인다. 사실 선진국 치고 산학 협력이 활발하지 않은 곳이 없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실리콘밸리가 가장 좋은 예다. 대학과 기업 간 협력은 시장이 원하는 기술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기술이 뛰어나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신기술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시대에는 기술보다 시장이 오히려 승패를 좌우한다.
기업은 정당한 대가로 기술을 이전받고 대학들도 직접 수익모델을 창출하거나 필요하면 자체 연구 투자도 결정해야 한다. 앞으로 산학 협력의 양과 질이 선진국처럼 높아지지 않고서는 미래 기술경쟁 시대에서 승자가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