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전기차 최대 수요는 기업 · 공공기관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멕시코시티에서 개최된 세계 지자체연합(UCLG) 총회에 참석 야심찬 전기차 보급계획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서울에 전기차 12만대를 보급, 대중교통수단의 절반가량을 교체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 ‘서울선언’이 바로 그것이다.

오 시장은 “2020년까지 관용차와 대중교통수단의 절반, 승용차의 10%, 화물용을 포함한 중대형 차량의 1% 등 총 12만대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친환경 바람으로 전기차 시장이 공공기관과 기업 수요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각국 정부로서는 시시각각 기후변화가 무역장벽으로 다가오면서 탄소배출을 저감하려는 노력과 함께 자국 자동차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라별로 전기차 개발 인프라 확충 경쟁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은 가솔린 시대에서는 뒤졌지만 전기차 시대에서는 앞서나가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글로벌 차업체가 몰려가고 있는 중국 전기차 시장이 전기차 대량 보급 시대 ‘태풍의 눈’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임러는 중국업체 BYD와 제휴로 중국 시장 전용 전기차 모델을 개발 중이며 2013년 출시할 예정이다. 또 중국 국가전력망공사는 올해 27개 도시에 75곳(충전기 6200여대)의 전기차 충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일본도 오는 2020년까지 내수 시장에서 팔리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 비중을 5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일반가정을 대상으로 200만대의 충전기를 보급하고 전기차 연간 판매대수를 2020년까지 8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미국은 에너지부(DOE) 주도 하에 지난 2월 오리건주에서 캘리포니아까지 이어지는 5번 고속도로 전체를 ‘그린하이웨이’로 만들기로 결정하고 충전인프라 구축작업이 한창이다.

우리나라 정부도 2020년까지 전기차 100만대를 생산, 이 가운데 30만대를 국내에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또 서울시는 2020년까지 서울 전역에 충전기 11만대를 보급, 우선 올해 안에 전기버스 17대를 비롯해 ‘그린카’ 100대 이상을 보급하고 전기차 충전시설 130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기업 시장도 전기차업체로선 최대 타깃 영역이다.

미국 최대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은 2015년까지 회사 차량의 절반인 2만5000대를 전기차로 바꾸기로 하는 등 기업들의 업무용 차량 전기차 전환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민간 시장의 개화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소 3000만∼4000만원에 이르는 부담스러운 가격에다 충전소의 설치가 미흡한 상황에서 선뜻 소비자가 지갑을 열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