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경영노트]강신장 세라젬 사장

강신장 세라젬 사장(52)은 “세계 최고 헬스케어 기업을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다”며 “세상 어느 곳에도 없는 성공모델을 만들어 보이겠다”고 힘줘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당시 ‘CEO의 대부’로 통하던 강신장 사장이 현장에 나가 직접 경영 일선에서 두 팔을 걷어붙인 지 얼추 1년이 지났다.

강 사장은 30년 가까이 삼성생명을 시작으로 인력개발원·회장 비서실·구조조정본부·경제연구소를 거친 정통 삼성맨으로 올해 초 세라젬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제연구소 지식경영실장 시절 ‘세리(SERI) CEO’를 기획했으며 창조와 지식 경영을 화두로 CEO들 사이에서 명강사로 이름을 날렸다. 최근 출간한 ‘오리진이 되라’는 경영서는 10만부 판매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주변의 만류를 무릅쓰고 ‘홀연히’ 천안에 본사를 둔 세라젬으로 옮겨 ‘인생 2막’을 시작했다. 당시는 물론이고 지금도 그가 창조 지식경영 대가로 이론을 현장에 제대로 접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세라젬은 대기업에 비하면 규모는 비할 데 없지만 잠재력을 가진 숨은 알짜기업입니다. 지난해 매출은 1200억원이었습니다. 계열사까지 합친 연계 매출은 3000억원이 넘습니다. 국내 1600여개 의료 기업 중 1위입니다. 영업이익률도 25%로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매출 90% 이상을 해외 시장에서 올렸습니다. 세계 70개국 3000여개 대리점을 둬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기업입니다.”

강 사장은 “지속 성장을 위한 기본을 갖춘 기업”이라고 자신감을 보이며 “남은 과제는 열정과 감각을 가진 인재가 다소 부족한 졈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꺼낸 카드가 ‘감성경영’이다. 대표로 부임하자마자 본사 강당에 2500만원짜리 그랜드 피아노를 덜컥 구입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유영욱 교수를 시작으로 매월 고품격 정기 문화 행사를 연다. ‘감성돔’이라고 이름붙인 독서 아카데미도 운영 중이다. 직접 예술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예술 체험 행사도 빠지지 않고 실시하고 있다. 모두 ‘스펀지’라고 이름 붙인 창의성 개발 프로젝트 일환이다. 1년 동안 각종 문화 행사를 이어가면서 예술 활동은 이제 복지가 아닌 빼 놓을 수 없는 회사 기본 업무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돈 벌기 바쁜 회사에서 무슨 ‘예술’이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창의경영 시대입니다. 열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창조하는 인재가 많을수록 지속 성장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숨어있던 감성이 살아나야 합니다. 감성은 곧 창의성입니다. 개인이 가진 감각적의 창의성을 살려내야 획기적인 아이디어도 가능합니다.”

혁신 작업은 인재뿐 아니다. 강 사장은 “마인드 세팅을 위해 기업 문화를 시작으로 제품·전략·영업 부문에서 혁신을 진행 중이다. 내년 초 디자인과 기능을 개선한 전략 제품을 내놓는 등 감성경영의 결과물이 하나, 둘 나올 예정이다. “세라젬의 강점을 살리고 단점을 메우려면 직원들 스스로가 아이디어를 내고 시장을 휘어잡을 혁신 제품을 내놔야 합니다. 무엇보다 직원 개개인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하고 경영자는 비전을 심어주고 열정을 불러일으켜야 합니다.”

강 사장은 “세라젬은 피곤과 스트레스에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힐링 기업”이라며 “직원들에게 늘 ‘몸을 귀하게 대접해 주는 종합 서비스를 갖춘 회사’라는 비전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강신장 사장은 세라젬 대표를 맡기 전 3~4개월 동안 컨설팅을 겸해 회사를 집중 탐구했다. 한 가지 확신은 글로벌 업체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이었다. 강 사장은 “애플과 같은 창의성을 기반으로 글로벌 최고 힐링 기업으로 세라젬의 또 다른 10년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