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초반기 IT 시장의 ‘버블’ 현상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IT 관련 인수합병(M&A) 건수가 5100건을 넘어 지난 2000년 이래 최고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00년 IT M&A는 7007건이었다. 올해 IT M&A 평균 금액은 4600만달러(약 518억원)로 2000년의 4000만달러(약 450억원)과 비교해 적지 않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IT 버블기에 ‘한몫’ 챙겼던 인물들이 재부상하고 있는 점도 제2의 인터넷 버블의 ‘낌새’를 보여주고 있다. 한때 ‘인터넷 여왕’으로 알려졌던 모건 스탠리의 스타 애널리스트 매리 미커가 10년만에 모바일 광고가 500억달러(약 56조원) 비즈니스로 성장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으며 전면에 등장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또 2000년에 실리콘밸리 M&A 시장을 지배하면서 한 해 동안 1억달러(약 1126조원) 이상을 벌어들였던 프랭크 P. 쿼트론도 돌아왔다. 지난 몇 달간 쿼트론은 3파를 23억달러(약 2조6000억원)에 HP에 팔고 아이실론시스템을 EMC에 매각하는 등 눈에 띄는 활동을 전개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다르지 않다. 최근 한 행사에서 투자회사 클라이너퍼킨스코필드의 존 도에르 벤처캐피털 애널리스트는 “IT는 제3의 혁신 물결의 한 가운데에 있다”면서 “우리는 또 다른 버블 시기에 있고 과다한 투자와 완전고용, 혁신의 물결에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회사 유니온스퀘어벤처스의 프레드 윌슨 벤처 캐피털리스트 역시 “인터넷의 특정 영역에서 시장이 너무 달궈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