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테커 HP CEO "새 경영 전략? 아직…!"

레오 아포테커 HP CEO
레오 아포테커 HP CEO

22일(현지시각) 레오 아포테커 HP 최고경영자(CEO)가 마크 허드 전임 사장의 그늘과 증권가의 여러 압박을 딛고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을지 업계 시선이 집중됐다.

아포테커는 HP 조타장치를 잡은 뒤 4주째인 이날 공식 석상에 처음 등장했으나 새로운 경영 전략에 관해 거의 입을 닫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그는 다만 2010년 4분기(8~10월) 실적을 밝히는 회견에서 “연구부문과 소프트웨어에 더 투자할 계획”이라고만 언급했을 뿐이다.

그는 “HP가 잘할 수 있는 곳(사업부문)이 어디인지는 확인한 상태”라고 덧붙였으나 “(CEO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미래 전략을 말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졈이라고 피해갔다.

아포테커의 최우선 과제는 마크 허드 전임 사장의 그늘을 벗는 것으로 풀이됐다. 마크 허드가 하청업자에게 부적절한 성적 요구를 한 혐의 등으로 회사를 떠났으나 그가 만들어놓은 ‘HP의 비용절감 공식’이 아직 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증권가는 아포테커가 마크 허드의 비용절감 공식과 기업 인수를 통한 성장 기조를 바꾸지 않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그대로 둔 채 새로운 성장 전략을 추가하기를 바라는 등 아포테커를 향한 증권가의 요구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마크 허드는 재임 기간 동안 HP를 적자에서 흑자로 돌려놓아 미 증권가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마크 허드가 HP를 떠난 뒤로 주가도 6.5% 이상 떨어진 상태다. 증권가의 이 같은 신뢰와 시장 반응은 비용절감 등에 힘써 짧은 기간에 성과를 짜내는 마크 허드의 경영 전략이 주식투자에 한결 유리하기 때문으로 보였다. 아포테커가 마크 허드의 전철을 답습할지, 새로운 전략으로 HP의 재도약을 일구어낼지 주목됐다.

한편 HP의 2010 회계연도 4분기(8~10월) 매출은 33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08억달러)보다 25억달러(약 8%) 증가했다. 순익도 25억달러로 지난해(24억달러)보다 1억달러(약 5%) 늘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