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리무선통신(NFC)을 통한 모바일결제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칩 업체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노키아가 내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휴대폰에 NFC 기술을 적용키로 한데다 애플이 NFC 전문가를 영입, 아이폰 5에 탑재된다는 추측이 속속 나오고 있어 국내에서도 곧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NFC 휴대폰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며 LG전자도 관련 제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분야 점유율 1위인 NXP를 비롯한 브로드컴·인사이드컨택트리스·ST마이크로·CSR 등 외국계 무선통신용 반도체 업체, 국내 반도체설계(팹리스) 회사인 엠텍비젼·쓰리에이로직스가 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우선 발빠르게 움직이는 건 유럽 업체들이다. NXP는 NFC 시장에서 80% 이상 점유율을 갖고 있다. 칩이 빨리 나온 탓에 채택률이 높다. 국내에서도 대형 휴대폰 기업들이 NXP 칩을 기반으로 설계중이다. NFC칩 전문업체인 인사이드컨택트리스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회사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보안 기술을 모두 제공한다. 국내 통신사업자의 유심(USIM) 칩 안에 NFC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브로드컴과 CSR은 무선통신 통합화에 나섰다. 브로드컴은 이노비젼을 인수, 자사 와이파이·블루투스 칩과 통합해 한국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CSR은 내년 중반 이후 무선통신 통합칩이 나오면 본격적으로 국내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 엠텍비젼은 지난 9월 NFC 칩을 출시하고 국내 통신사·휴대폰 제조사 함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엠텍비젼의 제품이 내장된 휴대폰은 내년 중반 출시가 목표다. 이성민 사장은 “3년 동안 개발해 만든 제품으로 무선주파수(RF) 특성이 경쟁사에 비해 좋다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무선주파수(RF) 전문 업체 쓰리에이로직스는 내년 상반기에 NFC칩을 출시하기 위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평한 사장은 “국내 휴대폰 업체를 중심으로 영업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NFC는 근거리 무선통신 방식으로 10~15cm 이내의 거리에서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13.56메가헤르츠(MHz) 주파수 대역을 이용한다. 기존 전자결제 기술보다 보안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전자결제는 물론이고 광고판에서 정보를 다운로드 하거나 휴대폰을 이용한 명함 교환, 디지털 도어락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할 수 있어 향후 쓰임새가 확대될 전망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