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도시형 창조산업 육성해야](https://img.etnews.com/photonews/1011/061980_20101125174353_977_0001.jpg)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인간의 상상력과 창조력이라는 요소가 지금까지 도시의 중요한 자원으로 기능해 왔던 입지, 자연자원, 시장 접근성보다 더 중요해졌다. 따라서 창조적인 산업에 종사하는 인재를 더 늘려야 한다.
오늘날 대량생산형 공업사회에서 지식사회 또는 탈공업사회로 전환은 그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선진국의 보편적 현상이다. 선진국에서는 중규모 도시에서도 침체일로에 있는 제조업을 대신해 문화산업을 중심으로 한 창조적 업종이 지역의 성장과 고용을 견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간의 아이디어와 감성에 의존하는 창조산업은 그 성장가능성이 높으면서도 자원이나 에너지의 제약이 없는 산업이다. 제조업이 점하는 부가가치와 종업원 수가 줄어들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창조산업이야말로 우리 경제를 부양할 새로운 주력산업이다.
이제 창조산업에 종사하는 창조적 인재가 살면서 일하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21세기의 도시를 활성화하는 최고의 관건이다. 창조적인 인재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창조성을 발휘해 새로운 성장을 불러들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를 대신해 도시의 새로운 주인공이 된 이러한 직종의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도시환경의 질에 민감하다. 따라서 지금 중요한 것은 기업이 어떠한 곳에 입주할 것인지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인재는 어떠한 곳에서 살고 싶어 하는지를 연구하는 것이다. 기업친화적인 환경조성은 주로 하드웨어 중심으로 기울게 된다. 반면에 인간친화적인 환경조성은 소프트웨어적 접근을 기본으로 한다. 이제부터는 고속도로를 내고 세금을 우대하여 기업을 유치하는 정책에 모든 것을 걸 것이 아니라 창조적 인재가 살고 싶어 하는 도시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창조적 인재가 살고 싶어 하는 장소는 물리적 시설 확충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쾌적한 환경과 다양한 경험이 공유되는 개방적 환경이다. 새로운 산업과 문화가 움트게 하려면 개방적이고 관용적인 문화의 힘을 양성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의 이노베이션은 기업과 대학, 지원기관 등의 다양한 주체가 상호관계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활동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제조업을 육성하던 그 발상으로 특산품을 장려하던 그 방식으로 창조산업을 육성해선 안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시는 어떠한 정책을 강구하고 실천해야 하는가. 생각하고 협동하는 방식에서 창조성을 발휘해야 창조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 세계적인 성공사례의 이해를 통해서 발상의 틀을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과거의 다른 장소에서 성공한 이론이나 사례를 특히, 가치관이나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조건도 다른 외국의 사례를 한국의 현장에서 그냥 그대로 적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지역에서 독창적이고도 절실한 비전을 세우고 추진한다면 가능한 영역은 얼마든지 많다. 우선 가능한 것부터 특화해야 한다. 지금 해야 할 일, 그리고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느 누구라도,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하는 완벽한 도시를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비록 창조적인 인재는 아닐지라도, 그 도시를 필요로 하고 선택하는 사람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러한 길이 바로 창조적 인재를 불러들이는 길이다.
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kanghk@chungb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