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모르면 비즈니스도 없다

◆ 한국은 지금 소셜네트워크 혁명중 (下) ◆

지난 5월 자본금 500만원으로 창업한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는 창업 6개월 만인 지난 17일 매출이 100억원을 돌파했다. 5명이었던 직원은 현재 100여 명으로 늘었으며 30만명 이상 회원을 모았다. 서비스 지역도 서울 4개 지역과 수도권, 지방 등 11개 지역으로 넓혔다.

최근 블룸버그는 페이스북용 소셜게임사 `징가`의 기업가치가 세계 2위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미국 비상장 주식 거래소인 셰어스포스트에서 거래되는 주식 가격에 따르면 징가의 기업가치는 약 55억달러로 EA의 시가총액보다 3억5000만달러가 많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모든 제품ㆍ서비스와 융합되고 있다. 이제 SNS는 제품과 서비스를 잘 알릴 수 있는 수단을 넘어 이를 만들고 소비하는 플랫폼(기반)이 되고 있다.

24일 현재 페이스북에는 55만개 이상의 앱이 등록됐다. 애플 앱스토어보다 20만개 이상, 안드로이드마켓보다는 40만개 이상 많다. 사용자는 원하는 앱을 골라 자신의 페이지에 설치할 수 있다.

등록된 앱 개발자도 100만명 이상이며 페이스북과 결합된 외부 인터넷 웹사이트도 200만개를 넘어섰다. 사용자 5억명을 보유한 페이스북 자체가 완전히 독자적인 비즈니스 생태계가 된 것. 한국에선 소셜인어스, 크레이지피쉬 등 페이스북 플랫폼을 이용한 사업자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게임, 인터넷 서비스 외에 일반적인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제품에도 SNS 기능이 속속 탑재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연내 SNS 특화폰 `킨`의 기능을 개선해 재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 9월 아이튠스에서 음악에 특화된 SNS `핑`을 선보이더니 지난주엔 이 서비스를 트위터와 연동시켰다. 핑과 트위터로 추천받은 음악을 앱스토어에서 구입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SNS인 `소셜허브`를 탑재했으며, LG유플러스는 페이스북과 향후 서비스 개발과 관련해 협력하기로 했다.

SNS로 기업 이미지를 관리하고 서비스ㆍ제품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건 이제 기업들에 기본이다. 티켓몬스터처럼 SNS로 많은 수의 공동구매자를 모아오면 파격적인 할인가에 제품을 판매하는 소셜커머스는 업체 수가 6개월 만에 100개 가까이 생겼다.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은 "SNS를 정보제공 용도로만 이용하는 건 지극히 단순한 접근법"이라며 앞으로 네트워크를 기본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SNS가 새 콘텐츠를 쏟아내는 보물창고가 되고 있는 셈이다. 페이스북에선 매월 20억개 이상의 사진이 업로드되고 사용자끼리 300억개 콘텐츠를 공유한다. 기업 처지에서 SNS가 공급해 주는 콘텐츠는 거의 공짜다. 예전엔 기업이 직접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콘텐츠나 제품을 업그레이드했다. 하지만 SNS는 쉽게 즐길 수 있게만 해 주면 사용자들이 알아서 콘텐츠를 올린다.

소비자의 직접적인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마케팅은 종전의 방식에서 벗어나 빠르고 전염성 높은 이동형 SNS의 `입소문`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며 "많은 가입자를 가진 SNS와 전문 분야 SNS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자칫 방심하면 SNS 타고 악성코드 침투

페이스북 사용자 권순기 씨는 최근 난감한 일을 겪었다. 외국인 친구에게서 받은 `네 어머니 맞지?(Is your mom?)`라는 메시지에 첨부된 웹사이트 주소를 클릭했더니 PC에 악성코드가 설치되고 지인들에게도 같은 메시지가 전송됐다. 권씨는 "PC를 치료하고 지인들에게 악성코드니 클릭하지 말라고 해명하느라 한동안 진땀을 뺐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보안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보 공개, 공유에 긍정적인 SNS 사용자가 악성코드나 스팸 메시지를 유포하는 해커들의 `먹잇감`이 됐다.

보안기업 시만텍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에서 SNS 사용자를 상대로 개인정보를 빼내려는 `피싱`이 전월 대비 80% 증가했다. 특히 세계 2대 SNS인 페이스북과 트위터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피싱이 전체 SNS 관련 피싱 중 98%를 차지했다.

피싱 수법도 가짜 웹사이트 초청장 발송, 이용자가 올린 사진 관련 댓글로 위장, SNS의 합법적인 서비스나 인기 콘텐츠 사칭 등 다양하다.

시만텍은 SNS 사용자가 피싱 표적이 되는 이유를 "이용자가 많을 뿐더러 친구나 지인들이 보내는 피싱 메시지에 대한 의심이 느슨해 악성코드와 이를 포함한 웹사이트를 퍼뜨리기 쉽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NS를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문제 심각성이 더해졌다. SNS를 통한 기업 홍보, 마케팅이 많아지면서 SNS 사용자가 정보성 메시지와 스팸, 악성코드를 구분해내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근 인기 연예인 강호동 씨를 사칭한 페이스북 계정이 발견됐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있는 링크를 클릭하면 온라인 도박 사이트로 연결된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백신을 항상 최신판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철수연구소 측은 "이메일, 메시지 등을 확인할 때 발신인이 모르는 사람이거나 제목, 첨부파일명 등이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이라면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일경제 최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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