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이 38년만에 매출 10조원 시대를 맞을 전망이다. 지난 1972년 12월 연평균 3만대의 냉장고 생산라인을 가동한 지 꼬박 38년만이다. 삼성전자 생활가전 매출은 지난 3분기까지 매출 8조789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7조1287억원보다 23%가량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이달 중 매출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1분기 수요회복과 프리미엄 가전 등 판매 호조로 매출이 작년 같은기간보다 37% 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으나 2분기 유럽발 경제위기와 유로화 약세의 영향을 받았고 특히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은 떨어졌다. 3분기에는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침체로 LED 및 3DTV의 판매가 둔화하고 가격마저 하락했다. 결국 매출은 성장한 반면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 투자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23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에 있어 생활가전 사업은 매출이나 수익성면에서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에 비해 떨어지나 삼성 브랜드를 알리는 대표 제품이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으로 지난달 27일(현지시각)에는 인도·중동·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을 겨냥해 인도 첸나이에 생산거점을 증설, 냉장고와 세탁기 증산에 나섰다. 또 지난 4월에는 유럽 가전시장 1위를 목표로 폴란드 아미카 공장을 인수하면서 브랜드는 제외하는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다. 이는 삼성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삼성전자 매출을 16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록 생활가전 매출 10조원는 전체의 약 16분의 1에 불과하지만 계량화될 수 없는 삼성 브랜드 홍보를 감안하면 의미는 남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