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이동통신사업자가 잇달아 4세대(G)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데이터 이용량이나 속도에 따라 요금제를 선택하는 등 다양한 요금제가 등장할 전망이다. 유선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일 “버라이즌와이어리스 등 거대 이동통신업체들이 올 연말까지 데스크톱PC의 인터넷 속도와 견줄 만한 휴대폰용 초고속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새로운 요금제와 함께 새로운 서비스의 풍요로움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미국 소비자들은 대부분 모바일 인터넷 정액제를 이용해왔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4G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그동안 데이터 용량 부족 때문에 서비스하지 못했던 다양한 모바일 브로드밴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통사들은 더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비싼 요금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런 다양한 서비스와 요금이 결합해 무수히 많은 요금제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용자들은 추가 요금을 내고 스트리밍 비디오를 무제한으로 볼 수도 있고 속도 빠른 데이터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또 아이패드를 비롯한 스마트패드에 ESPN, 폭스 등 TV채널을 결합할 수도 있다. 약간의 돈을 더하면 자녀가 쓰는 ‘드로이드’에서 준성인용(R-rated) 영화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게임을 차단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페이스북 헤비 유저들은 그 애플리케이션을 최우선으로 하는 서비스를 살 수도 있을 것이다.
피터 토니스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스 대변인은 “4G에서는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수많은 요금제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이용량이나 속도, 또는 이 두 가지 모두에 기반한 요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여기에 어떤 한정된 대답도 없다”고 말했다.
62개 지역에서 4G 서비스인 모바일 와이맥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프린트넥스텔은 다양한 차등 데이터 요금제를 검토하고 있다. 또 곧 롱텀에볼루션(LTE) 4G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 버라이즌은 “데이터 폭주를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트래픽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용자들을 위한 더 많은 옵션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요금제는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이와 함께 만약 속도가 느린 요금제를 선택한 고객들이 모바일 브로드밴드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입게 된다면 이 역시 망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문제가 될 것이다.
한편 버라이즌와이어리스는 1일(현지시각) LTE 서비스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 10월 버라이즌은 올해 말 4G 네트워크를 론칭, 38개 도시를 대상으로 4G 서비스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