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판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여기서 승부를 볼 것입니다.”
김형진 세종텔레콤 대표이사 회장(53)은 “기존 이통 3사 체제가 공고한 국내 통신시장에서는 마이너 사업자 끼리의 합종연횡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세종텔레콤 본사에서 전자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다.
김 회장은 “온세의 지분 40%를 대한전선으로부터 195억원에 인수한다”며 “드림라인도 사들이기 위해 현재 최대주주인 세아그룹 측에 400억원을 제시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들 마이너 사업자간 연대를 통해 이동통신과 무선 데이터의 근간이 되는 유선망의 관리와 운영을 합리화시킨 뒤, 세종텔레콤을 10년내 메이저 이통 3사와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종합이동통신사로 키우겠다는 게 김 회장의 복안이다.
-온세텔레콤은 왜 인수하나.
▲시너지 때문이다. 세종은 기업형 사업(B2B) 위주인 반면, 온세는 일반 소비자(B2C) 대상의 서비스가 많다. 또 세종은 1만6000㎞에 달하는 전국망과 각종 통신설비 등 하드웨어 인프라가 잘 구축된 반면, 온세는 우수한 영업인력을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 마이너 통신사끼리는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키워야 한다. 현재 드림라인 인수를 막후 추진중인 것도 이 때문이다.
-시장에서 ‘먹튀’를 우려한다.
▲금융권에서 커온 내 이력 때문인 듯한데, 기우다. 통신 시장에 들어온 이상, 여기서 승부 본다. 한번 어긋나면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시 되고 사람이 다치고 상하는 금융분야와 달리, 통신은 모든 산업의 뿌리가 된다. 남에게 도움을 준다. 재밌고 보람된 일이다. (김 회장은 그동안 ‘박연차 게이트’ 등 각종 금융사건에 휘말려 지금껏 두 번의 구속과 수차례의 검·경 수사 및 여러 송사에 시달리며 살아왔다.)
-인수 뒤 합병이나 우회상장 계획은 없나.
▲당장은 온세텔레콤의 경영정상화가 최우선이다. 이를 위해 온세 측 노조와의 협의하에 인수 후에도 대다수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보장할 계획이다. 사명도 ‘온세’ 그대로 간다. 유상증자 등을 통해 1000억원 가량을 확보, 이동통신재판매(MVNO) 등 신사업 강화에 주력할 것이다.
-중장기 성장 계획은.
△세종텔레콤은 개인 고객쪽으로 외연이 확대된 종합통신사로 키울 것이다. 한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 이동통신과 무선데이터가 각광을 받을수록 그 근간이 되는 ‘유선’의 중요성이 커진다. 우린 바로 여기에 강점이 있다. 이는 앞으로 통신시장에서 매우 강력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된다.
<김 회장은> 1958년 전남 장흥 생이다. 중학 졸업 후 상경, 사법서사사무실 사환과 등기소 공무원 근무 등을 거치면서 채권의 흐름에 통달했다. 1981년 명동 사채 시장에 진출해 창업 발판 마련했다. IMF 와중에 회사채 매매알선으로 단기간 내 많은 자금을 마련했으며, 이 돈으로 동아증권(뒤에 세종증권으로 상호변경)을 인수, 명동 사채업자에서 제도권(상장사) 경영인으로 변신한다. 이후 2006년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을 농협에 110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이듬해 ‘엔터프라이즈네트웍스’(EPN·현 세종텔레콤의 모태)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통신업계에 뛰어들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