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성공파도]<472>부서를 바꾸고 싶어요

밥풀이 이상한데 붙어있으면 추하다. 카드값 정산 하나 제대로 못하는 전형적인 ‘문과’형에게 경리업무를 맡기거나, 일기도 세줄 이상 못 쓰는 사람에게 홍보기사를 쓰라는 것은 부당한 처사다. 다 각자 앉을 자리가 따로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있다. 우리 부서는 내 적성이 아니다. 팀장과도 업무 스타일이 안맞고 팀 분위기에도 물과 기름처럼 겉돈다. 발령날까지 기다리기 전에 부서를 바꾸고 싶다. 어떻게 담판을 지어야 할까?

부서 이동은 지금 팀장에게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조심스럽고 예의바르게 추진하자. 절망해서가 아니라 갈망하는 일이 있어서라는 점을 명확히 하자. 여기가 싫어서 바꾸고 싶은 것이 아니라 가고 싶은 곳이 있어서 희망하는 것이다. 이 팀이 문제가 아니라 내 적성이 문제다. 엄밀히 따져 개인의 적성은 유동적이다. 사랑이 움직이는 것처럼 적성도 움직인다. 성급히 ‘이건 내 적성에 안 맞아’라며 자신을 고정화시키고 도장 찍는 것은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에 철조망을 치는 것과도 같다. 적성은 적성테스트해서 나오는 결과처럼 그렇게 평면적이고 단편적이지 않다. 시간과 경험과 의지에 따라 보다 입체적으로 변모한다. 필자도 맨 처음 강의를 할 때 모두들 강사로 성공할 수 없을거라 염려했다. 일반적인 강사들보다 키도 작고 목소리도 안 좋고 얼굴도 안 예쁘고 말도 촌스럽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멋진 강사 대신 편안한 촉진자로 내 스타일에 맞는 새로운 강사의 모습을 창조했다. 이 업무에 내가 안 맞는다 여기지 말고 내 스타일에 맞추어 이 업무를 새롭게 창조해보자. 상투적인 적성론에 얽매이기 보다 나답게 업무를 재편하자. 그런 과정을 거쳤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간절히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그때 말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