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의 수학·과학 분야 학업성취도가 중국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국제학업성취도 비교 연구(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Assessment) 2009’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비회원국까지 포함한 전체 65개국 참여국 중 수학 4위, 과학 7위, 읽기 2위를 기록했다. 결과의 오차범위를 고려하면, 평균 2~4위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번 PISA 2009에 처음 참여한 중국 상하이가 3개 분야에서 모조리 1위를 기록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최상위 수준의 백분율에서 한국과 중국의 엄청난 격차를 보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PISA의 각 평가 분야는 1~6 수준으로 나눠져 있으며 숫자가 클수록 높은 성취 수준을 의미한다. 수학 분야에서 상하이는 6 수준이 전체의 26.6%를 차지했으나 한국은 7.8%에 그쳤다. 과학에서도 상하이의 3.9%는 기록한 반면 한국은 1.1%에 불과했다.
수학·과학 분야에서 ‘영재’를 양성하는 데 우리나라가 중국에 한창 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상하이는 중국에서도 유독 학력이 높고 일반학교에서도 영재 교육을 실시하는 도시라는 점을 감안해도 뒷맛이 영 개운치가 않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중·고등 학생들의 과학분야 학업성취도가 떨어지고, 교사의 전문성도 계속 약화되는 현실을 생각하면 불안감이 커진다. 중·고등학생들이 어려운 수학과 과학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교사들마저 전공지식에 대한 전문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과학 강국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불과 10년 전인 지난 2000년 PISA 평가에서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과학 소양 수준이 1위였다는 사실을 한번쯤 되새겨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