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년에 출시할 새 웹 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E) 9’에 이용자 ‘트래킹(tracking) 보호’ 기능을 추가한다. 인터넷 사이트로부터 광고주를 떠나가게 할 것으로 우려돼 삭제했던 강력한 사생활 보호 기능을 부활시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웹 브라우저에 ‘타깃 광고의 표적이 되는 것을 막아내는 기능’이 장착되면, 온라인 광고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MS는 ‘IE9’의 이용자가 스스로 특정 인터넷 사이트를 지정해 방문(이용)한 흔적을 감출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용자가 ‘IE9’에 ‘트래킹 프로텍션(protection) 목록’을 작성하면 자동으로 흔적 추적(트래킹) 전문업체의 접근을 차단해준다.
MS는 올 초 ‘IE8’로부터 관련 기능을 제거했다. 사업 위축을 걱정하는 인터넷 광고사업자의 볼멘소리에 부응했던 것. 하지만 이날 ‘트래킹 프로텍션 기능’을 되살리겠다고 밝혀 미 규제기관과 사생활 관련 단체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소비자 타깃 광고를 위한 인터넷 트래킹에 의지해온 온라인 광고업계는 당연히 MS의 조치를 비난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도 지난주 인터넷 흔적 추적 방지체계에 관한 보고서를 내어 온라인 사생활 보호 규제를 강화할 뜻을 엿보게 했다. 존 라이보비츠 FTC 위원장은 MS의 결정을 성원하는 한편 “다른 웹 브라우징 업체와 광고 회사도 ‘흔적 추적 금지(Do-Not-Track)’ 옵션 등을 개발해달라”고 요청했다.
구글, 모질라, 애플 등 주요 웹 브라우저 업체는 이 같은 FTC의 요청에 대해 함구했다. 한편 이용자가 트래킹을 차단할 사이트를 마음대로 선택하는 게 아니라 사생활 보호 관련단체가 집계한 목록 안에서 골라야 하는 등 ‘IE9’의 트래킹 보호 기능을 쉽게 쓰기 어려운 구조인 게 흠으로 지적됐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