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미국 LCD TV 시장, 사상 첫 마이너스 성장세 기록 전망

단일 시장 규모로 최대였던 미국 LCD TV 시장이 올해 역대 처음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경기가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가격 인하폭도 적어 판매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각)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미국 LCD TV 출하량은 3190만대로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가 불어 닥쳤던 지난해보다 오히려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LCD TV가 미국 시장에 대량 보급되기 시작했던 지난 2006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리디 페이틀 수석애널리스트는 “미국 소비자들은 그동안 경기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LCD TV에 소비 지출을 늘려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며 “하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출하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경제 상황이 호전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미국 LCD TV 출하량이 줄어든 것은 아직 높은 실업률 탓에 좀처럼 소비심리가 되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LCD TV 가격 인하폭도 예년보다 적은 수준이어서 판매를 촉진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페이틀 애널리스트는 “LCD TV업체들이 판매 촉진을 위해 가격 인하를 단행하기보다는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고부가 제품 전략을 취하는 쪽으로 변했다”면서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유닛(BLU) TV나 3차원(D) TV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미국 LCD TV 시장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아이서플라이는 미국 내 상당수 주정부와 시 차원에서 친환경·저전력 규제를 도입하면서 LED BLU TV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다 LED BLU TV 가격도 크게 내려가면서 수요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미국 LCD TV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중국·아시아·중남미 등 신흥 시장 수요에 힘입어 세계적으로는 20% 이상의 출하량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