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디소프트, 매각 물 건너가나

 국내 1세대 소프트웨어(SW) 기업 핸디소프트 매각이 지연되면서 상장폐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핸디소프트 매각주간사에 따르면 지난 3일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2곳이 인수의향을 밝혔지만 협상 과정에서 1곳이 포기했으며 나머지 1곳과 대주주가 큰 입장차를 보여 우선협상대상자도 선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핸디소프트는 지난 10월 14일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3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받고 코스닥 상장폐지를 유예 받았다. 이에 따라 핸디소프트는 내년 1월 14일까지 새로운 주인을 찾아 이사진을 교체하는 기업 개선 계획에 대한 이행 실적과 결과를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코스닥 상장이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

 매각주관사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1곳과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다”며 “상장폐지를 막을 수 있는 매각 기간이 이제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아 이번 주 안에 협상이 성사되지 않으면 안타까운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핸디소프트 매각이 어려운 것은 대주주와 인수의향사 간 매각가격을 두고 입장 차가 크기 때문이다. 대주주는 130억원대를 요구하고 있으나 매입사는 이 가격은 터무니없다고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핸디소프트 주식 일부가 가압류된 데다 6.61%를 보유한 소액주주연대인 네비스탁까지 경영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매각 여건은 더욱 나빠졌다.

 한 국산 SW기업 사장은 “대표 SW기업인 핸디소프트가 상장 폐지되면 그나마 남아있던 국산 SW에 대한 신뢰는 모두 무너질 것”이라며 “국내 SW생태계와 핸디소프트를 위해 대주주의 대승적인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핸디소프트는 지난 1991년 창업해 그룹웨어와 업무프로세서관리(BPM) 등에서 20년간 국내를 대표하는 SW기업으로 성장했다. 2009년 4월 오리엔탈리소스에 매각되며 창업주인 안영경 회장이 물러났다. 최근에는 모바일, u시티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회생 가능성을 보였으나 실질사주와 전문경영인인 대표가 290억원대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가 드러났고,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3개월 유예를 받았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