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경영노트]권행민 KT파워텔 사장 “소통이 경영엔 만사형통 · 운수대통”

 “직원들 원하는 시간으로 하세요. 나는 상관없어요.”

 권행민 KT파워텔 사장(52)이 하루 일과 중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다. 권 사장이 최고경영자(CEO)로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바로 ‘소통’과 ‘배려’다.

 권 사장은 한 해 두 번씩 현장을 방문한다. 전국에 산재된 11개 지사·지점과 4개 기술지원센터, 주요 협력업체 등을 한 례씩 방문하는데, 약 한 달 반 정도가 소요된다. 한 해 3개월 이상은 CEO가 현장 근무를 한다는 얘기다.

 권 사장은 이러한 현장방문을 통한 스킨십(대면접촉)과 대화가 매우 중요한 ‘소통’의 수단임을 힘주어 말한다. CEO와 직접 얼굴을 맞댈 기회가 많을수록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만큼, 그 회사는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권 사장의 지론이다.

 이 회사만의 또 다른 독특한 소통경영 가운데 하나 ‘KT파워텔 소통루트’다. 연중 캠페인으로 진행 중인 이 행사는 KT파워텔의 지사와 지점, 기술지원센터 등 전국 사업장 주위에 위치한 주요 산을 전 직원이 함께 오르는 프로그램이다.

 힘든 산행을 통해 동질감과 동료애를 키우고, 개인의 체력도 향상시키자는 목적으로 지난 5월 북한산을 첫 산행지로 시작됐다. 이후 호룡곡산·광교산·월악산·속리산·계룡산·계족산·내변산·내장산·지리산·황매산·가지산·취서산·한라산, 지난 11일에는 월출산까지 진행됐다. 올해 소통루트는 오는 17일 광주 무등산을 끝으로 총 16회의 일정을 마치게 된다.

 KT파워텔은 소통루트 외에도 직원들이 자신의 전문지식(업무 분야 제외) 등 상호 관심사를 공유하는 ‘지식나눔 활동’을 비롯해, 다른 업무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타 부서와의 업무적 갈등을 최소화하는 목적으로 신규 직원들을 5주간 다른 부서에 체험근무를 하게 하는 ‘현장체험근무’, 지정된 책을 읽고 서로 토론하는 ‘독서토론회’, 매월 회사의 경영상황을 재미있게 퀴즈로 풀어 회사의 경영상황과 주요 이슈를 자연스레 공유하는 ‘파워 퀴즈’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강조하면서 KT파워텔은 회의문화, 특히 내부 보고문화를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공유, 합리적으로 결정하고 반드시 필요한 회의만 진행하는 회의문화가 사내에 정착 중이다. 보고문화 역시 임원들과 자주 얼굴을 대하다 보니, 어려운 보고나 건의사항도 예전보다는 좀 더 쉽게 말할 수 있게 됐고, 공식적인 보고서를 만드느라 근무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이메일이나 인트라넷으로 자유롭게 보고하는 업무형태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직원들의 반응이다.

 ‘조직이 작다’는 단점은 권 사장에겐 ‘직원과의 직접 소통이 가능하다’는 이점으로 바뀐다. 매월 한 차례씩 그 달에 생일을 맞은 직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한다. 식사자리에 참석하지 못하는 지방 사업장 직원들에게는 영화표를 보내준다. 가족과 함께 여가활동을 하도록 하려는 배려다. 또 직원들의 결혼기념일에는 패밀리레스토랑 식사권을, 배우자의 생일에는 작은 화분을 각각 보내준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은 조그마한 부분에서 시작된다는 생각에서다.

 권 사장의 이 같은 소통과 배려 경영은 그대로 이 회사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KT파워텔은 올해 창사 이래 가장 좋은 실적을 예상한다. 무엇보다 올해는 지난 2000년대 초부터 10년 가까이 누적돼온 적자행진을 완전히 털어내는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