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NO 예비사업자들 풀(Full) 죽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MVNO 유형별 비교

 새해 출범을 앞둔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이 반쪽짜리로 전락할 위기다. 예비사업자들이 설비투자 대비 도매대가 할인율이 완전 MVNO와 별반 차이가 없자 10분의 1가량 투자비가 적은 부분 MVNO사업으로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본지가 MVNO 주요 예비사업자를 상대로 ‘2011년도 사업계획’을 조사한 결과, 이들 업체 가운데 ‘완전(Full) MVNO’를 준비 중인 곳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요금이 가장 저렴할 것으로 예상됐던 완전 MVNO사업자 탄생이 요원해짐에 따라 일반 국민의 가계 통신비 인하 체감도 역시 크게 줄 것으로 전망된다.

 온세텔레콤을 인수한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은 “온세 측이 마련해온 완전 MVNO 추진 계획을 최근 ‘부분 MVNO’ 사업 쪽으로 급수정했다”며 “완전과 부분 MVNO 간 도매대가 할인율은 2~3%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반면에 소요 예산은 10배가량 더 들어 투자 대비 효용이 매우 떨어진다”고 말했다.

 온세텔레콤과 함께 유력한 ‘완전 MVNO 예비사업자’로 꼽혀온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의 장윤식 대표도 “내년 7월 상용서비스 개시를 위해서는 도저히 완전 MVNO로 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 당장 필요 장비나 시스템의 스펙(사양)을 결정해 발주를 낸다 해도, 장비 구입과 SK텔레콤 등 MNO사업자 간 망 연동, 장비 테스트에 이르기까지 또다시 1년여의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몬티스타텔레콤 역시 내년 중순 부분 MVNO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며 사업경과에 따라 완전MVNO 전환 여부를 판단한다는 계획이다. ‘완전’과 부분 MVNO에 대한 혜택이 크지 않다는 여론이 확산된데다가 굳이 비용을 더 들일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다.

 김진교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설비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완전 MVNO에는 관련 법을 탄력 적용, ‘원가 방식(코스트 다운)’을 인정해주거나 부분 MVNO와 차별화된 할인율을 적용해주는 등 다양한 유인책을 제시했어야 옳다”고 밝혔다.

 한편 온세와 KCT 측은 일단 내년 하반기 개시될 첫 상용서비스는 부분 MVNO로 시작하되 통신비 인하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염원을 감안, 도매대가 할인율 변화와 가입자 증가 추이 등을 고려해 서비스 착수 1년차 이후부터는 완전 MVNO로의 전환 여부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