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4대 SW사업` 벌일 날을 꿈꾸며

[ET단상]`4대 SW사업` 벌일 날을 꿈꾸며

 현재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은 반도체, 자동차, 휴대폰, 조선 등 거대 자본 투입과 대량 생산에 의한 생산성 집약을 바탕으로 한다. 천연 자원이 부족한 태생적 한계로 인해 언제나 불안할 수밖에 없는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또 이런 자본집약 산업이 고도화하면서 점차 청년들의 고급 일자리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우수한 인재들이 이공계를 기피하고 의료 분야로 편중되는 국가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

 주력 산업 분야 내에서도 우리 기업들은 주로 하드웨어(HW)에 집중하고 있는데, 휴대폰용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자동차 엔진 및 구조 설계를 위한 공학용 소프트웨어(SW), 기업 내부 데이터베이스 SW, 오피스 등은 모두 외산이 독식하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모든 산업 분야에서 SW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에 있다. 일례로 향후 자동차 구성품 원가 중 SW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패키지 SW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은 연간 수십조원에 달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해외 종속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감지하고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사업 추진, SW 전담연구소 등 전략을 내놓고 있지만 WBS만 봐도 10년에 걸쳐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가 대폭 축소되는 등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것 같다. WBS 사업도 새로운 SW패키지의 개발보다는 기존 외산 SW를 활용하는 등 원천 기술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SW 산업은 한글과컴퓨터 등 일부 오피스 제품군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대기업에 의한 SI 형태를 띠고 있다. 주로 대기업 계열 SI업체가 계열사 요구를 처리하는 중심의 산업은 부가가치 측면에서 볼 때, 혹은 장기적인 인력 양성 효과로 볼 때 패키지 SW 산업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다. 오라클과 같은 데이터베이스 SW, 안드로이드와 같은 임베디드 OS, 매트랩·랩뷰와 같은 과학기술 및 공학용 SW, 오피스와 같은 업무용 SW 등은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할 수 있는 범용 SW로 일단 개발이 되면 생산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는 부대효과까지 일으킨다.

 내년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정부가 22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 실 사업비를 제외한 부대 투자까지 감안한다면 3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홍수 예방이나 수자원 확보가 중요한 국가적 사업임에는 분명하지만 자원의 효율적 분배 및 투자효과 등을 고려할 때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이 예산의 10% 정도를 4대 패키지 SW에 투자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다. 오라클을 능가하는 데이터베이스 SW, 안드로이드보다 뛰어난 OS 등을 개발하기 위해 그 정도 금액이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한다. 또 SW 분야는 굉장히 노동 집약적이면서 미래 지향적인 산업이다. 연간 1조원 투입 시 최소 2만명 이상의 고급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으며 건설이나 토목 등의 다른 일자리와 달리 지속적으로 고용이 창출되는 사업이다. 이렇게 개발된 SW는 SW 자체 산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기존 주력 산업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휴대폰(안드로이드), 반도체·조선·자동차(공학용 SW) 등 훌륭한 관련 기반 산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시장성도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정부에서 ‘4대강 사업’과 더불어 ‘4대 SW사업’을 집중 추진한다는 희망찬 뉴스를 듣게 되기를 기대한다.

 김광진 셈웨어 대표 ceo@cemwa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