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다음주 ‘망중립성’ 법안 표결을 앞두고 콘텐츠업계와 시민단체 등 기존 망중립성 정책 지지자들이 법안을 비판하고 나섰다. 망중립성은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들이 어떤 콘텐츠든 동등하게 전송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원칙이다. 지지자들마저 반대 목소리를 높이면서 법안 통과 여부가 안갯속에 빠졌다.
블룸버그는 14일(현지시각) 넷플릭스·아마존닷컴·디시네트워크 등 콘텐츠업계와 프리프레스·퍼블릭날리지 등 언론자유운동 단체들이 “지난 1일 율리우스 게나촙스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이 제안한 망중립성 관련 법안이 인터넷 이용자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며 “FCC의 제안을 지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게나촙스키 의장은 지난 1일 △망중립성 정책 대상에서 모바일 인터넷을 제외하고 △인터넷 사용시간과 데이터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종량제)하자는 등의 내용이 담긴 망중립성 정책 제안을 한 바 있다.
반대자들은 “요금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차별을 금지하고 모바일 인터넷에도 ‘완전한’ 망중립성을 보장하고 ISP들이 망중립성 법칙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일부 허점도 보완하라”고 촉구했다. 또 “만약 이번 제안이 세부 조정 없이 채택된다면 ISP들은 소비자 이익을 저해하고 인터넷 자유를 억압하는 수많은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고 꼬집었다.
게나촙스키 의장의 제안은 망중립성을 강력하게 반대해왔던 ISP들을 달래기 위한 조항이 다수 포함되면서 애초 정책 목표에 어긋났다는 평가다. 의회에서도 FCC가 의회를 통하지 않고 규제를 만들려고 한다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법안에 대한 FCC의 찬반 표결은 오는 21일로 예정돼 있다. 5인의 FCC 위원 중 2명의 공화당 위원들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고 마이클 콥스 민주당 의원도 부정적인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통과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