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장외 황제주` 등극

페이스북이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자 온라인 광고시장 경쟁자인 야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2004년 설립된 페이스북은 최근 장외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상승하며 장외시장 `황제주`로 등극했다.

15일 미국에서 비상장주식 매매를 주선하는 셰어스포스트(SharesPost)에 따르면 페이스북 기업가치(시가총액)는 431억달러(약 49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또 다른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 트위터 기업가치 33억달러와 비교하면 13배가 넘는 규모다. 현재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야후 시가총액 216억달러와 비교해도 두 배에 달할 정도다.

셰어스포스트는 16일(현지시간) 페이스북 10만주를 주당 시초 가격 23달러로 경매에 부칠 예정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한 투자자 말을 인용해 경매 시초가가 3개월 전 페이스북 주가에 비해 77%나 급등한 가격이라고 전했다.

페이스북 주가가 이처럼 강세를 보이는 것은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분석업체인 컴스코어에 따르면 페이스북 3분기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 점유율(검색 광고와는 별도)은 전 분기 17.7%에서 23.1%로 증가해 1위로 올라섰다. 이는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 2위인 야후 점유율 11%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숫자다. 이런 광고 매출 성장세에 따라 페이스북은 지난해 매출액 8억달러에 이어 올해는 전년 대비 2배인 16억달러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기존 강자였던 야후다. 페이스북이 온라인 광고시장을 잠식해 가면서 야후의 고난이 시작되고 있다. 야후는 14일 직원 4%에 해당하는 600명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야후 대변인 킴 루비는 이날 "해고 통보가 시작됐으며 대부분 광고팀에서 감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후는 지난 3분기 매출액 16억달러(약 1조8256억원)로 전년 동기 15억8000만달러에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편 장외에서 페이스북 주가가 급등한 것은 인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물량이 적어서이기도 하다. 페이스북이 현 직원들에 대해 주식 매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이후 채용된 페이스북 직원들은 기업공개(IPO)가 되지 않으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는 조건부 주식을 받았다. 하지만 페이스북 기업공개는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지난 11월 "(IPO에 대한 기대로)마음을 졸이지 마라"며 당분간 주식시장에 상장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매일경제 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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