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생겜사] 콜오브듀티:블랙옵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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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오브듀티’ 시리즈는 두 곳의 개발사가 만들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피니티워드가 처음 시리즈를 시작했으며 트레이아크가 후에 몇 개의 시리즈를 개발했다. 원래 제작사인 인피니티워드의 게임에 호평이 쏟아졌고, 트레이아크의 ‘콜오브듀티3’ 나‘콜오브듀티:월드앳워’ 등은 좋은 내용에도 상대적으로 혹평을 면치 못했다.

 2010년 초 인피니티워드가 모회사인 액티비전과 갈등으로 사실상 붕괴하면서 이제 콜오브듀티 시리즈를 담당할 개발사는 트레이아크밖에 남지 않았다. 트레이아크가 개발하고 액티비전이 최근 발매한 ‘콜오브듀티:블랙옵스’는 시리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와 의미를 가진다.

 사실상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서브 개발사였던 트레이아크는 콜오브듀티:블랙옵스를 통해 시리즈의 새로운 주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인피니티워드의 붕괴로 시리즈가 위기에 처할까 걱정했던 팬들은 한시름 놓아도 좋다. 콜오브듀티:블랙옵스의 풍부한 연출과 긴장감 있는 스토리 그리고 정교한 게임플레이는 치열한 전장을 안방으로 끌어들인다.

 ◇한층 풍부해진 연출, 영화 저리가라!=콜오브듀티 시리즈는 콜오브듀티3까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다 이후 냉전과 핵 전쟁 등 폭 넓은 소재를 다뤄왔다. 마치 영화처럼 전개되는 국제 정세와 음모론 그리고 그 안에 휘말린 주인공 일행의 이야기는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가장 큰 경쟁력 중 하나다.

 콜오브듀티:블랙옵스는 시리즈 중 가장 세련되고 화려한 연출을 보인다. 주인공 메이슨의 회상으로 전개되는 각각의 미션은 짜임새가 있어 게이머에게 몰입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쿠바와 미국, 베트남 그리고 케네디와 카스트로를 넘나드는 스토리는 설득력이 높다. 역사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이라면 자신의 배경지식을 더해 흥미진진하게 싱글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시리즈 최초로 주인공의 목소리와 모습이 묘사된다는 점도 특이하다. 이전까지의 콜오브듀티는 주인공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주변인들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주인공은 그들의 행동반경 안에서 이야기 전개를 돕는 역할에 그쳤다. 하지만 콜오브듀티:블랙옵스는 철저히 주인공 메이슨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국제사회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 휩쓸린 개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

 ◇탈 것 조종에 대한 진보, 무기 고증은 아쉬워=콜오브듀티:블랙옵스는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군비경쟁이 활발하던 시기이니 만큼 게임 속에도 각종 무기와 탈 것들이 등장한다. 콜오브듀티 시리즈는 블랙옵스에 와서 탈 것의 묘사에 발전을 이루었다. 거의 모든 탈것을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다.

 물론 그 수준이 시뮬레이션 게임이나 ‘배틀필드’ 같은 게임 정도는 아니다. 다만 시점 변경정도에 그쳤던 조작이 실제 움직임을 조작할 수 있는 정도로 확장됐다. 게임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넓어져 자유도가 높아졌다. 특히 트레일러에도 등장했던 헬기 조종 미션은 어렵지 않으면서도 다이내믹하고 웅장한 스케일의 전투를 즐길 수 있어 인상적이다. 현대전의 배경으로 한 전작 ‘콜오브듀티:모던워페어2’보다 장비를 조작하는 맛이 쏠쏠하다.

 시대 상황과 맞지 않는 무기의 등장은 아쉽다. 1970년대 이후 개발된 저격총 PSG-1과 WA2000이 베트남전에서 쓰이는가 하면 1990년대 이후 개발된 스코프나 사이트가 총기에 장착된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게임의 재미와 편의성을 위해 정밀한 고증은 포기했다. 밀리터리 마니아가 아니라면 넘어갈 정도긴 하지만 치밀하게 짜인 스토리 구성에 비해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전대영 플레이포럼 기자 pan@playfor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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