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벨킨 기존 총판점이 부당하게 총판 계약을 해지당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2006년 국내 진출한 한국벨킨은 아이폰 액세서리 등 주변기기 판매를 하는 업체로 지난 4년간 총 10개 IT유통업체를 총판으로 지정 사업을 벌여왔다. 현재는 3개 총판점을 운영하고 있다.
2007년 말 벨킨 미국 본사와 총판계약을 체결해 올 10월까지 국내 총판점이었던 유니셀의 김정연 대표는 “한국벨킨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총판 계약을 해지당했으며, 이 과정에서 자체 영업망을 다른 총판에 빼앗겨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벨킨이 밀어내기식으로 총판점에 물량을 떠 넘긴데다 총판해지 과정에서 재고대책을 마련해 주지 않아 4억에 달하는 재고를 떠맡았다”며“ ”벨킨을 상대로 소송을 걸거나 미국 본사에 공식 항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벨킨과 총판계약을 해지한 A사 역시 “벨킨의 밀어내기식 물량 압박을 견디지 못해 결국 총판 계약을 해지당했다”며 “이 과정에서 자체 영업망을 다른 총판점에 빼앗겨 다른 회사 제품도 판매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B사 역시 “총판계약 해지 당시 3억5000만원 정도의 재고가 있었는데, 벨킨 측에서 대책을 마련해 주지 않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원가에 넘겼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벨킨측이 총판 영업 실적을 토대로 매달 30% 이상을 초과하는 물량을 밀어내기식으로 발주 요청한데다, 계약이 해지된 총판사에 대해 재고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총판 대표는 “27억원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2달 정도 견딜 수 있는 정상적인 물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총판점 관계자는 “벨킨의 밀어내기식 총판 영업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벨킨의 연간 추정 매출액 150억원 가운데 한 총판점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 물량이 27억원이라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김대원 한국벨킨 지사장은 “기존 총판점 중 일부는 미수금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도 재고처리 등 문제만 부각시켜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며 “제품반송신청(RMA)과 재고소진 등에 대한 책임을 지면서 지난해 적지 않은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김 지사장은 “현재 매출액 수준의 RMA 건수가 기존 총판점으로부터 예상돼 검토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재고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기존 총판 업체에 대해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