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공기업 매각 프로젝트 가운데 최대어인 하이플러스카드 인수전이 뜨겁다. 한국도로공사가 100% 출자회사인데다가 하이패스 이용자 증가, 하이패스카드와 연계한 다양한 응용 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은 물론이고 신용카드·자산운용사·투자은행 등 20여개사가 출사표를 던졌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가 하이플러스카드 지분 전량(120만주)을 매각하기 위한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오는 28일 마감하는 가운데 IT서비스 기업을 비롯해 신용카드·자산운용사·투자은행 등이 인수를 타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신용카드 등 금융권에서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LOI 제출에 앞서 20여개 기업이 인수의사를 타진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관심이 높은 만큼 하이플러스카드 매각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같은 양상은 하이패스 이용자 증가에 따른 지속적인 매출 확보는 물론이고 선불카드 선수금에 따른 이자 수익이 가능하다는 상징성을 감안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이플러스카드는 선불 전자카드인 ‘하이패스플러스카드’를 자체 개발해 보급 중인 전자지불 및 정산업체다. 지난 2007년 설립된 회사지만 향후 하이패스 보급확대와 교통카드 통합,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이 가능해 업계의 ‘숨은 보석’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 260억원에 영업손실 17억원이었으나, 당기순이익은 20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1000억원에 달하는 선불 예치금을 활용한 금융 이자수입이 고스란히 영업 외 수입으로 잡혔기 때문이다.
하이플러스카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대형 IT 서비스 기업을 비롯해 주요 기업들은 외견상으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LOI 제출 이전인 점을 감안, 구체적인 전략을 노출시키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하이플러스카드가 보유한 장점이 분명하고 인수 대금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은 호재지만 선불카드라는 제한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은 고려사항”이라고 분석했다.
업계는 인수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이종기업 간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참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도로공사는 LOI를 제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새해 1월 28일까지 정식제안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이어 2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절차를 거쳐, 4월 매각을 완료할 방침이다. 매각 예정가격은 162억4560만원(주당 1만3538원)이다.
김원배·정진욱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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