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대량맞춤생산

[전문가 칼럼]대량맞춤생산

 2010년은 정보기술(IT) 측면에서 새로운 발견의 연속이었다. IT 분야에서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서비스와 단말기 등이 선보이면서 기술의 변화를 실감케 하였다.

 각종 언론매체와 세미나, 워크숍 등에서 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새로운 용어가 물밀듯이 소개됐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신규 시장에 대한 기대 한편으로 새로운 과제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올 한 해 동안 진행된 빠른 변화 속도만큼이나 우리 기업은 새로운 IT 영역에 대하여 더 깊이 이해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최근 주목을 끄는 분야인 모바일과 클라우드 컴퓨팅은 웹과 융합하면서 ‘대량맞춤생산(Mass Customization)’이라는 새로운 IT 경영환경을 불러왔다.

 과거에 공부한 경영관리론에 의하면 대량생산(Mass Production)과 맞춤은 동시에 추구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모바일과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 들어서면서 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현 가능한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다시 말하면 특정 용도로 개발한 IT 서비스를 불특정 다수 고객에게 최적화한 맟춤 형식으로 제공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IT 환경 아래에서 기업은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변화를 요구받는다. 기업은 IT 인프라 투자 및 운영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접근법과 시각을 갖춰야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으로 자체 데이터센터를 혁신하거나 외부에서 제공하는 전산설비서비스를 활용하여 전산 관련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해야 한다. 물론 보안, 네트워크상의 트래픽 이슈 등이 있으나 이런 문제는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면 IT 기업이 대량맞춤생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IT 기업은 대량맞춤생산 환경 속에서 유틸리티화된 인프라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로서 인프라(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서비스로서 플랫폼(PaaS:Platform as a Service)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서비스로서 소프트웨어(SaaS:Software as a Service) 바탕 위에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위해서도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선도적인 IT 기업은 이미 클라우드 사업본부, 모바일 사업본부 등을 신설하고 공격적인 사업 전략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이 분야의 성공적인 진입과 성패에 따라 21세기 선도 기업의 지위가 가려질 전망이다.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새로운 이슈로 떠오른 FTA도 대량맞춤생산의 예가 될 수 있다. FTA 환경에서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기업에 IT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보자. 현재의 FTA 시스템에서는 어느 한 회사의 단일시스템만으론 원산지 보고서 생성 등 그 역할을 다 할 수 없다. 중간 제품이나 부품을 납품하는 수많은 계열사, 협력사 등과 연계된 시스템이 필요하다.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SaaS 기반으로 FTA 시스템을 개발해 제공하면 이 같은 이슈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IT 기업이나 모기업이 이러한 시스템을 개발해 관련 계열사와 협력사에 제공하면 FTA 시대에 필요한 경영관리 측면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우리 정부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역점을 두고 있는 녹색성장 분야도 마찬가지다. 녹색성장 기업에 가장 필요한 환경회계시스템을 SaaS 형태로 개발해 제공하면 최선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밖에 사회 공익 과제라 할 수 있는 국제회계기준(IFRS), 납세 등에 대해서도 비즈니스 차원뿐만 아니라 공익 차원에서 매우 가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영효 삼정KPMG컨설팅 대표 ykim@kr.kp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