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는 세상, 나이들면 ‘7 Up’하란다. 깨끗하게 Clean up, 멋지게 Dress up, 잔소리하지 말고 Shut up, 자주 나타나서 Show up, 유쾌하게 Cheer up, 지갑을 열어 Pay up, 웬만한 건 Give up하란다. 나이드는 것도 서러운데 참 기가 막힌다. 젊을 때는 초보때문에 터보가 못 나간다고 구박 들었는데, 늙으니까 똥차 때문에 뒷차가 속도를 못낸다고 괄시다. 이러다 정말 어느날 내 책상 빼버리고 뒷방 늙은이 신세로 전락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걱정은 그네같다.
앞뒤로 왔다갔다 어지럽게만 하지 한발짝도 앞으로 전진하지 못한다. 우리 힘으로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은 내려놓고 받아들이자. 걱정해봐야 간 수치만 오르고 다크써클만 늘어난다. 세월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이 세월이다. 누구나 나이들고 누구나 저문다. 하지만 누구나 똑같이 늙어가지는 않는다. 오래되면 될수록 와인이나 산삼처럼 더 진가가 드러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밥이나 시금치처럼 금방 쉬어버리는 사람이 있다. ‘지금 몇살인가?’보다 ‘어떻게 나이 들어가는가?’가 중요하다. 과거와 비추어보면 오늘이 내 인생에 가장 늙은 날이지만, 앞날과 견주어 보면 오늘이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기도 하다. ‘이 나이에 뭘해?’ 라고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은 ‘뒷방 늙은이’일지 모르지만 ‘이 나이니까 해야지’라며 못다한 것에 호기심을 갖는 사람은 절대 뒷방 늙은이가 아니다. 엄밀히 말해 ‘뒷방 늙은이’란 없다. 다만 ‘뒷방 늙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촛불은 꺼지기 직전에 가장 밝고 새벽은 해 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 우리는 지금 멋진 하이라이트를 준비하고 있는거다. 깊이있는 자기성찰과 원숙한 변화 적응으로 세월이 선물한 진가를 드러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