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실무 · 전문가형 CEO로 `승부수`

SKT, 실무 · 전문가형 CEO로 `승부수`

 SK텔레콤이 실무·전문가형 CEO로 급변하는 IT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다. 전임 장관 출신 CEO들이 포진하고 있는 KT·LG유플러스와의 경쟁 구도에서, ‘차별화’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선택이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지 주목된다.

 SK그룹은 사장단 인사에서 하성민 전 MNO비즈 사장을 SK텔레콤 총괄 대표로 임명했다.

 하 신임 총괄사장은 신세기통신 재무관리실장과 SK텔레콤 경영기획실장, 전략기획부문장, 코퍼레이트 센터장, MNO비즈 사장 등을 거치며, 국내 이동통신 역사의 굵직한 격변기에 역량을 발휘해 온 인물이다. 특히 재무와 기획분야 경험을 바탕으로 마케팅까지 섭렵하면서 사실상 통신 바닥의 모든 핵심 분야를 아우른 실무 전문가형 CEO다. KT의 아이폰 도입에 따른 시장 소용돌이에서 SKT의 스마트폰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전략 수립을 이끈 것도 하 사장이다.

 통신업계에서는 한 때 SKT도 경쟁사들에 대항해 장관출신 CEO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 만큼, 관료 출신 CEO가 화두가 된 바 있다.

 KT는 지난해 전직 장관출신인 이석채 회장이, LG유플러스 또한 장관을 역임한 이상철 부회장이 올해 취임해 조직을 이끌고 있다.

 순수하게 통신업계에서만 잔뼈가 굵은 신임 하성민 SKT 총괄대표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욱이 경쟁사 CEO들과의 연배가 10년 전후로 차이가 나는 것도, 핸디캡으로 작용할 지 경쟁력 요소가 될 지도 관심사다.

 SK그룹의 이번 인사에는 ‘젊은 조직’으로 쇄신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젊은 피들이 조직을 바꾸고 신설한 ‘그룹 부회장단’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겠다는 것으로, 통신부문 사업 수장 임명에도 이같은 의지가 그대로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SKT인사의 또 하나의 큰 특징은 하성민 사장을 총괄 사장으로 승진 보임하되, 급변하는 플랫폼 사업을 맡은 사장에는 서진우 C&I 사장을 승진 보임해 공동대표체제(투톱)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하 사장과 서 사장은 새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된다.

 이에 따라 C&I 부문은 플랫폼 사장 조직으로 확대 개편되면서 그 위상이 높아진다. 컨버전스와 인터넷 사업을 맡았던 C&I가 플랫폼 사장조직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영업 마케팅 부문까지 합쳐진 것이다. 플랫폼 사장조직은 플랫폼 경영실, 오픈 플랫폼 부문, 뉴비즈 부문, 마케팅 부문으로 구성해 통신 관련 마케팅과 신규 사업 개발까지 담당한다.

 나머지 사내독립회사(CIC)는 △네트워크 △중국 △GMS(Global Management service) 3개의 CIC 체계로 개편됐다.

 기업시장 및 네트워크 연구개발을 맡는 네트워크 CIC사장에는 배준동 마케팅부문장(부사장)을 승진시켰다. 이 CIC는 네트워크 인프라를 고도화 시켜 이 역량을 활용해 컨버전스 사업을 개발한다. 기업사업, 네트워크부문, 산업생산성향상(IPE) 사업단 등이 이에 포함된다.

 SK텔레콤이 장기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중국 시장의 운영을 맡는 중국 CIC는 오세현 전 C&I 사장이 맡는다.

 법무 및 홍보, 윤리경영 등을 총괄하는 GMS CIC는 김준호 SK 지주회사 사장이 임명됐다. 김 사장은 서울고검 검사출신으로 SK글로벌 사태 이후 2004년 SK 윤리경영실장 부사장으로 영입된 후 2009년 1월 지주회사의 법무와 재무, 홍보를 총괄하는 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이밖에 SK텔레콤 남영찬 부사장이 법무 부문 상임고문(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이형희 전무는 IPE 사업단장을 맡았다.

 심규호·이동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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