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 ‘스마트 IT’로 진화했다. 이른바 인간과 사물 간 ‘똑똑한’ 네트워킹이 시작된 것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결합하고 IT에 의료와 교육 콘텐츠 등이 접목되는 등 산업 융·복합화의 가속이 가져온 산물이다. 실제로 기차표 예약도 손안의 스마트폰이면 간단히 해결되는 시대가 됐다.
이러한 기술적인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대한민국 ‘IT 국가대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흥남)이 스마트 IT의 대표주자로 불릴 만한 세계적인 연구 성과 세 개를 처음 공개했다. 이 세 개의 기술 모두 스마트 IT에 없어서는 안 될 보배 같은 기술들이다.
안경 없이 3D DMB 방송을 보거나 장소와 시간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차세대 IPTV와 투명디스플레이상에서 구현되는 정보서비스 기술, 차세대 IPTV 등이다. 이들 기술은 모두 국내뿐만이 아니라 세계시장을 점령하기 위해 차분히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세 개 기술의 진면목을 들여다보고, 향후 이들 신기술이 IT시장을 어떻게 변혁할 것인지를 점검해본다.
◇안경없이도 3D DMB 시청=ETRI 방송통신융합연구부문 방통융합미디어연구부(부장 김진웅)는 모바일 단말을 위한 3D DMB 방송기술과 멀티채널 오디오 방송기술, 음원을 취사선택할 수 있는 대화형 음악기술 등을 최근 개발했다.
3D영상과 대화형 다객체 오디오 등 뉴미디어 콘텐츠 서비스 관련 핵심 원천기술들이다.
3D 방송기술은 시청자가 특수안경을 착용하지 않고도 DMB 방송을 통해 ‘아바타’와 같은 3D입체 영상을 볼 수 있다. 연구진은 3D DMB 콘텐츠 저작 및 전송, 단말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표준화 및 방송실험을 완료한 상태다.
연구진은 기존 단말기와는 달리 정면이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3D를 볼 수 있는 무안경식 3D 디스플레이 시야각 확장 기술을 새로 개발, 적용했다. 기존 대비 시야각을 두 배 이상 개선했다.
또 스테레오 오디오에 부가정보를 추가해 5.1채널 오디오를 전송 및 재생할 수 있는 멀티채널 오디오 부·복호화 기술도 개발했다. 이는 기존 오디오에 쓰이는 데이터량과 비교해 5분의 1가량의 데이터량만으로도 멀티채널 오디오 서비스가 가능하다.
ETRI 측은 이 기술로 지상파 및 위성 DMB 망을 통한 3D방송 서비스나 3D광고 서비스 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3D 콘텐츠 파일 포맷기술 및 대화형 음악파일 포맷기술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갤럭시탭 등과 같은 모바일 단말 및 IPTV, 스마트 TV 등의 방통융합 단말에서 3D 콘텐츠를 저장하고 재생하는 파일형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ETRI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모바일 단말 적용이 가능한 아이폰용 앱도 개발했다.
ETRI 측은 3D방송기기 산업이 오는 2020년까지 생산유발 효과 26조4000억원, 고용 유발 15만7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웅 방통융합미디어연구부장은 “방송망을 통하지 않고 3D콘텐츠나 대화형 음악을 모바일 단말 등에 쉽게 저장하고 재생할 수 있도록 하는 파일 포맷의 MPEG 표준화를 우리가 주도했다”며 “표준특허를 다수 획득해 향후 관련시장 주도권 확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나를 따라 다니는” IPTV=방송통신융합연구부문 스마트스크린융합연구부(부장 류원)는 유무선인터넷에서 하나의 콘텐츠를 이용해 다양한 통신 및 단말에 대해 시간이나 장소 구애를 받지 않고 끊김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OSMU(원 소스 멀티 유tm)기술을 공개했다.
연구진은 무선랜, 와이브로, 이동통신 등 다양한 무선망을 이용해 끊김 없이 사용자의 이동성을 지원하면서 모바일 IPTV 등 고품질 실시간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이는 IP 네트워크 제어 및 네트워크의 가용 자원, 단말기의 사양에 따라 최적 품질 보장 등 환경 적응형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케일러블 비디오 코덱 기술이다.
이 기술은 IPTV에 유무선 통합망의 인프라를 이용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와 양방향 참여형 서비스, 다양한 형태의 방송 통신 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IPTV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한다. 통신서비스의 양방향성과 방송서비스를 활용해 실시간 맞춤형 건강 관리 및 교육 서비스도 가능하다.
또 멀티-캐리어 기반의 IMT-어드밴스트 액세스 망에서 VoD 및 실시간 트래픽이 혼재되는 환경에서 고품질(HD/SD)의 영상서비스 제공을 위한 효율적인 무선자원 할당 및 IPTV 서비스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도 함께 개발했다
차세대 IPTV용 음성 인터페이스 기술은 IPTV에서 제공하는 수만~수십만개의 콘텐츠를 음성을 이용해 손쉽게 검색, 활용 가능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능을 제공한다. 이 기술은 스마트폰 급 단말기에 내장돼 수십만개의 엔트리를 대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매우 효율적인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연구진은 현재 일정한 영역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IPTV 시장과 차별화된 웹 기반의 개방형 IPTV 서비스 환경이 도래했을 때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차세대 IPTV(IPTV 2.0) 서비스 시장은 유선형 IPTV의 경우 연평균 84.3%의 성장을 통해 오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2조6000억원의 시장, 이동형 IPTV의 경우는 연평균 34.7%의 성장을 통해 같은 기간 1조40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류원 스마트스크린융합연구부장은 “고성능 휴대형 통신기기의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IPTV의 맞춤형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시장 규모가 향후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투명한 창에 온갖 정보가 ‘가득’=ETRI 융합부품소재연구부문 신소자/소재연구부 산화물전자소자연구팀(팀장 박상희)은 네오뷰코오롱과 공동으로 정보서비스가 가능한 투명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이 투명 디스플레이는 고투과 고신뢰성 산화물 TFT와 투명배선으로 이루어진 투명 전자소자상에 고투과 발광소자(OLED)를 증착해 디스플레이 전체의 투과도가 50% 가 넘도록 제작했다.
기존의 불투명 TFT LCD, AM OLED(능동형 유기발광소자) 디스플레이와는 달리 디스플레이의 뒷배경을 함께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투명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경우 추후, 사용자가 직접 보는 현실세계와 투명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는 세계와의 시각 일치 기술(화각 싱크로나이즈)이 이루어 질 경우 보다 편하고 실감나는 정보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특히 이 투명 디스플레이에 활용된 모바일 초경량 영상 정보 서비스 기술은 한 장의 영상을 1kB 이내의 정보로 경량화 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모바일 비주얼 검색(MVS) 기술과는 달리 어떠한 방향과 위치에서 촬영한 영상도 검색과 동시에 관련 부가정보의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 기술은 현재 하나의 콘텐츠를 6~100kB 크기로 표현할 수 있는 식별 정보를 1kB 규모로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이다.
영상 식별기술의 초경량화(Super Compact)를 통해 어떠한 무선 통신환경 (3G, WiFi, WiBro 등)에서 20만여 콘텐츠를 2~3초 이내에 보낼 수 있어, 전송속도나 통신료 등의 문제가 상당부분 해결될 것으로 봤다.
고투과 투명디스플레이를 이용한 모바일 정보 서비스 기술의 구현 및 이를 활용한 증강현실의 구현은 ETRI가 세계 최초다.
이 기술은 미국의 스탠퍼드대나 프랑스 국립 컴퓨터 과학연구소(INRIA) 등의 기술보다 더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초경량 영상 서비스 기술을 투명 디스플레이상에서 구현하면 모바일 브라우저, LBS, 모바일 광고, 오락, 도로교통 내비게이션, 의료/교육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보다 고품질의 정보 및 콘텐츠를 현실감 있게 제공할 수 있어 향후 모바일 응용산업에 있어서의 큰 역할이 기대된다.
이외에도 연구진은 3차원 영상 식별 기술 개발로, 다양한 각도나 위치에서의 영상 정보처리가 가능해져 사용자의 시각과 일치된 콘텐츠 및 실세계 정보로 실감증강현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희 산화물전자소자연구팀장은 “생활 속에서 언제든지 접하는 유리창으로부터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스마트 사회를 구현할 수 있으며 친환경적이고 디자인이 월등한 디스플레이 구현을 통해 신IT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