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은 애플 아이패드의 해

`스마트패드 원년` 예상과 달라…

  1년 전 이맘때 IT 전문가들은 2010년이 ‘스마트패드(태블릿PC)’의 원년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당시만 해도 마이크로소프트(MS)·델·삼성전자 등 쟁쟁한 제조사들이 올해 출시를 목표로 스마트패드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플은 스마트패드를 준비 중인 수많은 업체 가운데 하나에 불과했다. 오히려 자금력과 기술력을 갖춘 다른 제조사가 히트 상품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은 스마트패드가 아닌 ‘아이패드의 해’로 끝나고 말았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불과 1년 전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아이패드의 독주 체제였다. 스마트패드라는 키워드가 아이패드로 바뀐 건 지난 4월 3일 아이패드가 첫선을 보인 뒤부터다.

 아이패드는 시장에 나오자마자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쉽고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잡지·신문·비디오·웹콘텐츠 등의 소비 지형을 바꿨다. 미디어 재벌인 루퍼트 머독이 아이패드용 일간지를 창간하겠다고 나섰을 정도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스마트패드 시장에서 아이패드는 95%를 점유했다.

 아이패드가 이처럼 시장을 독식할 수 있었던 것은 여타 경쟁 스마트패드의 개발이 중단되거나 출시 일정이 속속 연기된 탓이다. MS는 듀얼 스크린 방식으로 책처럼 접을 수 있다고 알려진 ‘쿠리어(Courier)’의 발표를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미뤘다. 구글이 직접 설계했다고 하는 스마트패드는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출시 일정에 맞춰 시판된 스마트패드는 삼성전자의 ‘갤릭시탭’ 정도다.

 내년 스마트패드 시장을 역전시키려는 주요 제조사들은 현재 아이패드 광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스마트패드는 새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가전쇼(CES)에서 경쟁을 시작할 전망이다. MS·HP·델 등이 전략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진 문스터 파이퍼제프레이 애널리스트는 “내년은 아이패드가 아닌 스마트패드의 해가 되길 기원한다”면서 “항간의 소문대로 아이패드2가 나온다면 시장 경쟁전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포레스트리서치와 IDC 등은 2011년 스마트패드 시장은 더욱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서만 4200만대 이상이 팔릴 것으로 추산된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