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상륙 이후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개화했다. 이후 구글의 안드로이드폰과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면서 스마트폰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지난해 말까지 아이폰과 MS의 윈도모바일폰이 대세를 이뤘으나 안드로이드 진영의 대항세력이 만들어지면서 1년 만에 ‘아이폰 VS 안드로이드’ 양강 구도로 바뀌었다. 특히, 오픈 플랫폼을 기치로 내세운 안드로이드는 올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놀라운 성장세를 일궈낸 일등 공신으로 자리를 잡았다.
올 한 해 국내 시장에 출시된 안드로이드폰은 이동통신 3사를 합쳐 총 30여종에 달한다.
이통사별로 출시한 안드로이드폰은 SK텔레콤이 17종, KT가 8종, LG유플러스가 4종 등으로 단연 SK텔레콤이 앞선다.
국내에서 안드로이드폰 포문을 연 것도 SK텔레콤이었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처음으로 안드로이드폰인 모토로라의 ‘모토로이’를 출시했다. 당시 아이폰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때 SK텔레콤이 내놓은 반격 카드 1호였다. SK텔레콤이 지난해 초 ‘안드로이드 TF’를 구성, 1년간 준비한 끝에 선보인 결과물이었다.
안드로이드 연합세력의 반격은 무서웠다. 현재 국내 전체 스마트폰 가입자 중 안드로이드폰 사용자가 63%에 육박한다. 스마트폰 이용자 700만명 중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는 440만명에 달해 스마트폰 이용자 3명 중 2명은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고 있다. 이통사별 안드로이드폰 가입자는 12월 말 현재 SK텔레콤이 330만명으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KT는 65만명, LG유플러스는 45만명 선이다. 단말기 출시 종류나 가입자 규모 모두 SK텔레콤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안드로이드는 국내 보급된 스마트폰 운용체계(OS) 중 가장 늦은 출발이었지만 1년이 채 안 된 기간 동안 iOS·윈도모바일·심비안·블랙베리OS 등을 모두 뛰어넘었다.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 시장에 한발 늦은 대응으로 애플의 기세에 밀렸던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에도 희망의 끈이 됐다. 올해 제조사별로 많게는 10여종에서 5종까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내놨다. 해외 제조사들도 일제히 새로운 안드로이드폰으로 국내 시장 진출에 기세를 올리고 있다. 갤럭시S는 100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에 LG전자와 팬택 등이 전략폰을 들고나왔고, 해외 제조사들은 국내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앱) 확산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마켓에 등록된 앱은 올해 초 2만6000여개에서 최근 13만개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 이통사와 제조사들의 에코시스템 구축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각 사별로 자체 오픈마켓을 개설하면서 스마트폰 고객을 위한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또, 국내 개발자 양성에도 한몫했다.
국내 대표적인 안드로이드 기반 오픈마켓인 SK텔레콤의 T스토어에 지난해 말 등록된 개발자가 1만명이었으나 1년 새 지난달 말 두 배인 2만명으로 증가했다. T스토어는 같은 기간 동안 월 5만건에 불과했던 앱 다운로드 건수가 누적 7980만건을 넘어서는 등 앱 다운로드도 급증했다.
안드로이드는 지속적인 기능 개선으로 버전 업그레이드가 이뤄지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신형 스마트폰들이 매달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증가세로 볼 때 내년 중반까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의 비중이 70%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진섭 지텍스컨설팅그룹 대표컨설턴트는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스마트패드 시장에서도 주력 OS로 자리매김해 다양한 연계사업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국내에서는 내년 하반기에 1000만명에 육박하는 사용자 기반을 갖춰 본격적인 중흥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OS별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