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을 만드는 중국 폭스콘 공장의 아이들

프랑스 언론인 조르당 푸이가 프랑스 잡지 `라 비(La Vie)`에 올해 초 연쇄 투신자살로 세계의 이목을 모았던 중국 팍스콘 선전(深천<土+川>)공장에 대한 르포기사와 사진, 동영상 등을 기고해 눈길을 끌고 있다고 미 경제전문지 포춘 인터넷판이 24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푸이는 `내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이폰을 원하지 않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 휴렛패커드(HP)의 프린터 카트리지 등을 만드는 이곳 근로자들은 대부분 빈곤에 시달리는 허난(河南) 또는 쓰촨(四川) 등 지방에서 올라온 10대 또는 20대 초반의 `아이들;(kids)이라고 전했다.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 이곳을 방문한 그는 올해초 14명이 연쇄적으로 투신자살을 한 영향으로 임금이 대폭 인상돼 근로자들은 일주일에 한번 비번일 때 재미난 헤어스타일을 만들고 외식도 할 수 있게 됐으나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 비`는 "우리들 중에 크리스마트 트리 아래서 아이폰4나 소니 PSP 등을 발견하게 되기를 기대할 것이다. 이들 제품의 사용자 매뉴얼에는 어떻게 사용해야할지에 대해 적혀 있지만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나와 있지 않다"면서 팍스콘 아이들의 생활을 소개했다.

다음은 한국의 70년대 노동환경을 연상케 하는 푸이의 기사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푸이는 관련 영문기사를 자신의 사이트(http://www.jordanpouille.com/2010/12/22/foxconn-kids-christmas)에 게시했다.

『지난 4개월 샤오 리(18)는 오전 6시에 일어난 후 선전 외곽의 이 공장에서 하루 13시간씩 일주일에 6일 또는 7일 내내 멋진 아이패드와 아이폰, PSP 등을 만들고 있다.

생산라인에서는 크리스마스 생산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화는 커녕 서로 쳐다볼 수도 없다. 휴대전화는 압수됐다. 공장의 관리들은 지난 봄 연쇄 자살로 연일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부정적인 이미지에 대해서는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옷이나 신발을 만드는 중국내의 다른 공장들과 달리 이곳 근로자들은 모두 10대이거나 20대 초반으로, 먼 타지에서 왔으며, 스스로를 `민공`(民工, 이주노동자)이라고 부른다. 부모들은 이 아이들이 돈을 부쳐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이들의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공장내 군기가 얼마나 엄격한지, 턱없이 높은 생산목표가 이들에게 얼마나 압박을 주는지 등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다. 팍스콘의 아이들도 부모들이 자신들이 성공한 것으로 믿기를 바라고 있으며, 이들의 유일한 관심도 자신들이라기 보다는 임금에 쏠려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뤄진 임금인상으로 쉬는 날이면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외식을 하면서 그들의 얼굴에서도 웃음을 찾아 볼 수 있게 됐다.

또 연쇄 자살사건 이후 임금이 인상됐을 뿐아니라 핫라인을 통해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한 근로자는 "핫라인을 통해 어려움을 호소했는데 일주일 후 담당 반장이 이를 알고 `자신과 상의하지 않고 심리상담을 받은 만큼 앞으로 자신의 도움을 기대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그들은 민간 보안요원들이 보이지 않으면 기자들에게 자신의 일상을 모두 보여주고 싶어하지만 보안 요원은 초법적으로 언론의 접근을 막고, 심지어 공장 밖에서도 신분증을 요구하기도 한다.

팍스콘의 아이들은 한번 생산라인 앞에 앉으면 생각을 멈춰야 한다. 근로자 1명이 하루 3천개의 아이폰을 생산하고, 2만8천개의 HP카트리지 품질검사를 한다. 또 근무가 끝나면 서둘러 기숙사로 돌아와야 한다. 공장과 기숙사 간 거리가 1시간 반이나 걸리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오면 오후 9시30분. 근로자들은 기숙사 주변의 소란스러운 환경 때문에 잠드는데 1시간이나 애를 써야하지만, 오전 6시45분이면 팍스콘의 정문 앞에서는 길에서 산 3위안(한화 520원 상당)짜리 국수를 먹으면서 출근을 서두르는 그들을 볼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