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뿔도 모르면서 꼭지 도는 소리를 한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나 하지, 토 달고 딴죽 걸고 논쟁하잔다. 윗사람 무서운 줄 애저녁에 잊어버렸나 보다. 나 때는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았고 상사의 눈은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이해를 못하겠으면 암기해야 하고, 개혁하지 못하겠으면 순종해야 한다. 제발 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하라고 누가 좀 일러주면 좋겠다. 가르칠 시간도 없고 설득할 기운도 없다.
가장 좋은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웃는 교사고, 가장 좋지 않은 교사는 아이들을 우습게 보는 교사란다. 교사만 그런 게 아니라 상사도 그렇다. 가장 좋은 상사는 부하와 함께 웃는 상사고 가장 좋지 않은 상사는 부하를 우습게 보는 상사다. 부하를 우습게 보면 부하가 우스워진다. 실력도 없고 생각도 없고 ‘싸가지’까지 없다고 생각하면 부하는 정말 믿는 대로 된다. 뿌린 대로 거두고 믿는 대로 행한다. 몸이 순종하게 하는 것보다 마음을 순종하게 하자. 마음으로는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는 부하보다, 마음으로 상사를 좋아하지만 이번 일은 동의할 수 없어서 허심탄회하게 자기 의견을 개진하는 부하가 낫다. 시키는 대로 행동하는 부하는 부분만 얻은 거다. 몸만이 아니라 머리와 마음까지 얻어야 된다. 부하에게 단순 노동이 아니라 지식을 활용하여 지혜를 창조해내기를 바라지 않는가. 그러면서 리더가 명령 통제하는 것은 한복 입히고 발레 추라고 하는 격이다. 시키는 대로 행동하면 지금 당장은 빨리 실패 없이 손쉽게 끝난 것 같지만 크나큰 재앙의 불씨를 안고 있다. 직원의 자율성은 싹이 잘리고 개성은 생명을 잃게 된다. 빨리 기운 차리고 경청하고 토론하고 납득시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