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쯔, 日 슈퍼컴의 `잃어버린 10년` 회복 노린다

후지쯔가 내년부터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10년만에 슈퍼컴퓨터 수출을 재개한다. 일본 슈퍼컴퓨터 업체들은 지난 2000년대 초반 이후 기술 개발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상실해왔다는 점에서 ‘잃어버린 10년’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7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후지쯔는 현재 세계적인 최신 모델에 비해 컴퓨팅 속도를 5배 이상 향상시킨 차세대 슈퍼컴퓨터를 내년 회계연도부터 해외 시장에 본격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후지쯔가 전 세계 슈퍼컴 시장의 전면에 다시 등장하는 것은 물론, 일본 업계의 경쟁력을 다시 복원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슈퍼컴퓨터 업체들은 2000년대 이후 미국 업체들에 밀려 해외 시장에서 도태돼 왔다.

 후지쯔가 야심작으로 내놓을 제품은 차세대 ‘K 컴퓨터’로 현재 문부성 산하 정부 연구기관인 리켄과 공동 개발중이다. 800개 이상의 소형 컴퓨터를 연결, 초당 1만조번의 연산처리 능력을 구현한다. 연산 능력이 현재 일반적인 PC에 비해 20만배나 더 높은 수준이다. 또한 미국을 비롯해 여타 기술 선진국에서 개발중인 차세대 슈퍼컴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성능이다.

 해외 수출 재개를 위해 그동안 후지쯔는 일본·미국·유럽 등 선진 7개국이 공동 운영중인 프랑스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슈퍼컴 공급 협상을 진행해왔다.

 한편 지난 1993년만해도 전 세계 상위 500대 슈퍼컴 가운데 일본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00개 이상을 차지했었다. 그러나 이후 일본 업체들은 연구개발(R&D) 비용을 삭감하고 사업이 정체되면서 슈퍼컴 시장에서 퇴조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