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가 새해 ‘법의 전쟁’을 벌일 태세다. 이동통신 3사는 법무조직의 임원을 모두 검사 출신으로 전진배치 시켰다. 마케팅비 제한이나 통신 산업의 컨버전스화로 점점 복잡해지는 통신 규제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대표 이상철)는 새해 1일자로 LG화학 법무 업무를 담당했던 이재웅 상무를 영입한다고 27일 밝혔다. 새해 사내 법무실을 꾸리면서 검사 출신의 상무급 인사를 그룹 내에서 수혈하는 것이다.
이재웅 LG유플러스 신임 상무(사법고시 34회)는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사법고시 합격 후 검사로 일하다가 LG전자와 LG화학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거쳐 30대에 임원이 됐다. LG유플러스는 이와 함께 부회장실 직속인 최고재무책임자(CFO) 조직 밑에 있던 사내 법무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대외협력부서로 이동시킬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지난주 정기 임원인사에서 SK에너지 CMS 김준호 사장(사법고시 24회)을 영입, 법무 및 홍보, 전략, 기획, 재무, 대외협력 등 본사 스텝 부서 역할을 맡겼다. 김 사장은 고려대 법학과 출신으로 SK그룹에 영입된 뒤 법무, 재무, 홍보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는 1985년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를 시작으로 대검찰청 과학수사과, 컴퓨터수사과, 중수3과 과장을 거쳐 부산지방검찰청 형사2부장 검사, 법무부 정책기획단 단장을 역임했다. 지난 2004년 SK 윤리경영실장(부사장)으로 들어와 SK에너지 윤리경영실장 부사장, SK에너지 CMS 사장 등을 맡아 왔다.
KT 역시 검사 출신의 정성복 사장(사법고시 25회)이 지난해부터 윤리경영실을 이끌고 있다. KT는 지난 2008년 서울대 법대 출신의 검사 정성복 현사장을 부사장급으로 영입했다.
정 사장은 대검찰청 감찰과장 시절, 현직 검사장의 비리를 파헤쳐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을 만큼 소신 있는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영입 1년만에 사장으로 승진해 현재 윤리경영실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KT는 법무법인 태평양, SKT는 광장, LG유플러스는 김앤장을 통해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법무관련 업무의 외주를 맡겨왔다”며 “하지만 내년 요금제, 주파수 등 통신관련 법무 이슈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 기업들마다 법무팀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호 24회
정성복 25회
이재웅 34회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