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후공정 업체들, 새해도 투자 기조 이어갈 듯

 올해 호황을 누렸던 반도체 테스트·패키지 업체들이 새해에도 투자 기조를 유지할 예정이다. 투자 러시를 이뤘던 올해보다는 규모는 줄었지만 새해 투자를 바탕으로 30~50% 성장도 자신했다. 지난 3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나빠지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감산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다 후공정 업체들이 비메모리·고부가가치 제품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하나마이크론은 새해에 약 400억~4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 10월 천안에 제3공장을 신축하는 등 올해 400억원을 투자했다. 새해 투자 가운데 200억~300억원은 신규 공장 설비에 쓰일 예정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멀티칩패키지(MCP)·시스템인패키지(SiP)·웨이퍼레벨패키지(WLP) 등을 위주로 제조하게 된다. 투자액 중 나머지는 오는 2014년까지 건립할 예정인 4·5공장의 부지 조성용으로 활용된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약 23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며 새해에는 매출액 4100억원 가량을 목표로 잡았다.

 STS반도체통신은 올해 국내에 298억원을 투자한 것을 비롯, 필리핀에 약 120억원을 투자해 신설 법인을 설립하고 제조 공정을 만들었다. 내년에는 국내 시설 증설을 위해 350억~400억원을 투입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생산하던 저가형 메모리 물량을 필리핀 공장으로 모두 이전해 오는 1월부터 시생산에 들어가며, 국내에서는 고부가가치 메모리와 비메모리반도체를 5대5 비율로 제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올해 매출액 추정치는 3500억원이고 내년 매출 목표는 4800억원이다.

 스태츠칩팩코리아는 올해 7500만달러를 투입한데 이어 새해에는 55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플립칩 패키지 라인과 구리배선 관련 분야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12인치(300㎜) WLP(웨이퍼레벨패키지) 제조 기술을 개발한 네패스는 올해 70억원 가까운 투자를 집행한데 이어 새해에 100억원대 중반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웨이퍼레벨패키지는 패키지 크기를 최소화할 수 있어 스마트폰 등에서 수요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2400억~2600억원이다. 내년 매출액은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함에 따라 4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조립 산업은 119% 가까이 성장했으며 2013년까지 매년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