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상장 업체가 총 998개로 작년 말 대비 32개나 줄었다. 지난 2007년에 코스닥 상장 국내 기업이 사상 처음으로 1000개를 돌파하면서 2008년 1035개까지 늘었지만 지난해부터 감소하면서 올해 들어 ‘세 자릿수대’를 기록한 것이다. 상장 폐지 실질심사 제도가 도입되면서 코스닥 법인 퇴출이 급증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이제는 코스닥 시장에서도 옥석(玉石)을 가려줘야 한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다.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퇴출돼야 할 곳은 당연히 퇴출시켜야 한다. 아직도 경쟁력 없는 기업들이 상장 프리미엄을 노리고 퇴출을 피하기 위해 온갖 방법으로 살아 있다. 투자기관과 외국인들이 코스닥 시장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10년 전 벤처 버블(거품) 영향이 아직까지 남았다면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
이제는 코스닥 성공 신화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도 낮춰야 한다. 상장을 한다고 해도 예전만큼 ‘대박’을 터뜨리지 못한다. 과거에는 20∼30배 많게는 70∼80배 수익률을 나타냈지만 최근에는 10배 정도면 크게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만큼 기회도 줄었지만, 기회를 잡았다 해도 ‘돈벼락’을 기대해선 곤란하다.
그럼에도 국내 코스닥 시장은 아직 벤처생태계의 ‘핵심’이다. 코스닥은 벤처기업이 도약을 위해 자금을 확보하는 통로이자, 벤처캐피털의 유일한 자금회수(exit) 수단이기 때문이다. ‘제2 벤처붐’을 위해서는 코스닥을 보완할 새로운 자본조달시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신성장분야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이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중간 회수시장으로 인수합병(M&A)과 프리보드 시장을 활성화하는 작업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