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여성 IT창업

 우리나라 이공계 기피 현상이 국가 기술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최대현안이 된지 오래다. 서울대공대 박사과정 입시에서 미달사태가 벌어졌다고 한다. 이공계 기피현상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회적 현상이다.

 지방기업들은 숙련된 IT인력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기업들이 대학과 인력양성 MOU를 교환하고 대학을 졸업하면 바로 데려갈 수 있도록 입도선매식교육, 즉 ‘트랙’이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실제로 경북대는 최근 졸업만 하면 삼성전자에 취업할 수 있는 모바일공학과를 개설했지만 지원학생이 부족해 미달사태를 빚기도 했다. 심지어 기자에게까지 일할 사람 좀 구해줄수 없겠냐며 부탁할 정도다.

 최근 대구지역에서는 여성들의 그린IT 창업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1일 열린 그린IT 여성자활공동체 창업 활성화 포럼 및 박람회에서는 그동안 주부로 있던 여성 3명이 그린IT분야 창업에 도전하기 위한 사업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그린IT봉사단과 IT여성기업인협회 대구경북지회는 이에 앞서 올해만 2개의 여성창업을 지원했다. 조만간 완제품을 출시하고 수익도 낼 전망이다.

 그린IT여성자활공동체 창업지원은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여성들의 IT분야 창업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여성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 뿐만 아니라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들을 돕기 위한 뜻깊은 사업이다.

 이 사업도 어려움이 많다. 사업비가 없기 때문이다. 대구시에서 매년 5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 것이 전부다. 모자라는 비용은 IT여성기업인들이 회비를 걷어 겨우 꾸려가고 있다. 정부 지원이 아쉽다.

 고등교육을 받은 고급 여성인력을 창업으로 이끌고,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여성들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이 같은 사업에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할 때다. 여성들의 이공계분야 사회진출이 기업의 부족한 인력문제를 해소하고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생긴 IT분야 인력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