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녹색산업의 약점

 “허….”

 한 중견 태양광 업체 사장이 중국 태양광 산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백 마디 말보다 중국의 무서움을 더 잘 표현한 침묵이었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중국 녹색산업에도 약점은 있다.

 ◇풍력=풍력 자원이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435만㎿) 중국은 정부의 적극적 지원에 힘입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풍력산업 평균 성장률이 약 113%로 매년 두 배씩 성장하고 있다. 2008년 신규 설비용량은 6300㎿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할 정도로 풍력이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중국 풍력산업은 △전력망 부족 △제조업체 과열 △기술력 부족이라는 3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2010년까지 풍력발전용량 목표는 1만㎿인데 풍력 열풍이 거세지면서 두 배인 2만㎿가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전력망 건설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또 2009년 현재 중국에 풍력발전기 제조업체가 90개, 풍력타워 제조업체는 100개에 이를 정도로 풍력설비 제조부문의 과열문제가 심각하다. 90개의 발전기 제조업체 가운데 80% 이상이 단순 조립 공장에 불과하고 3㎿급 이상 발전기 핵심부품은 전량 수입하는 등 기술력 부족도 드러내고 있다.

 ◇태양광=태양광 역시 풍력과 비슷한 약점과 함께 내수시장 빈약이라는 짐까지 떠안고 있다.

 중국 태양광 제조업체가 생산 물량의 98%를 수출할 정도로 해외시장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해외시장이 침체될 경우에 대비한 안전판이 없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350개의 중국 태양광 제조업체가 문을 닫았다. 이 때문에 내수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정부도 각종 육성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풍력에 밀리는데다 발전단가가 높은 태양광을 지원하기에는 보조금이 너무 적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 풍력과 마찬가지로 제조업체와 지방정부의 무분별한 투자로 과열현상이 계속되고 핵심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상존한다.

 ◇바이오=언뜻 보기에 중국은 식물자원이 많아 바이오에너지의 천국으로 불릴 듯하다. 실제로 바이오에너지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면서 각 지방정부·국유기업이 앞다퉈 여기에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중국 바이오에너지의 최대 문제점은 원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원료인 볏짚이나 쌀겨의 경우 총량은 많지만 전문 수집상이나 물류 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대규모 수집이 쉽지 않다. 또 장쑤성은 반경 200㎞ 내에 무려 10개의 바이오매스 발전소가 있을 정도로 중복투자가 심해 원료 확보가 쉽지 않다. 이는 원료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바이오에너지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중국 녹색시장 이렇게 공략하라=중국 녹색산업에도 부족한 부분이 많고 이는 우리 기업에 기회로 작용한다. 중국의 최대 무기인 가격경쟁력도 최근의 임금인상 바람을 타고 서서히 약해지는 추세다. 결국 기술력 우위로 중국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게 모든 사람의 일치된 견해다.

 중국 측 전문가인 자오용치앙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 에너지연구소 연구원도 “한국은 공업 분야나 기초 연구 분야에서 아주 강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이제 막 시작한 분야기 때문에 기술이나 시장 개척, 표준 제정, 정책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이 가능하다”며 양국 협력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이 밖에 경쟁력을 갖춘 중국 기업과 전략적 제휴로 세계 시장에 동반 진출하는 방안도 중국의 녹색물결을 극복하는 현명한 방안의 하나로 제시된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