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짝퉁 제품으로 유명한 메이주(魅族)가 신년 1월 1일 내놓은 안드로이드폰 ‘M9’를 구입하기 위해 중국 소비자들이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뤄 화제다. 마치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사기 위해 미국 소비자들이 애플 매장에서 장사진을 이룬 것과 같은 풍경이 연출된 것이다. 중국 소비자들의 행태가 애플 마니아를 지칭하는 애플 ‘팬보이(fanboy)’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메이주 애호가에게는 ‘메이주의 친구’라는 의미에서 ‘메이여우(魅友)’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M9의 출시 시기도 아주 절묘하다. 프로모션의 귀재 애플을 흉내내듯 새해 1월 1일에 제품을 내놓았다.
메이주의 CEO인 `잭 웡(Jack Wong)`이 매장에 제품을 충분하게 공급하겠다고 미리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전시의 메이주 판매장에는 새벽부터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메이주가 새로 내놓은 ‘M9’ 스마트폰은 출시 이전부터 애플의 ‘아이폰4’를 비롯해 삼성의 `갤럭시S` 등 고급 사양의 스마트폰을 모방했다는 소문으로 유명세를 탓다. 이 때문에 일찍부터 ‘M9`에는 ’대륙의 아이폰‘또는 ` 대륙의 안드로이드폰`이라는 별칭이 붙여졌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채택하고 있으니 `대륙의 안드로이드폰`이라는 이름이 더 적합할 것 같다.
일단 M9을 구입한 중국 소비자들은 ‘M9`의 사양에 비교적 만족하고 있다는게 언론의 전반적인 반응이다. 메이주의 제품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이 회사가 그동안 애플의 멀티미디어 기기를 본뜬 짝퉁 제품을 저가격에 내놓아 중국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했기 때문이다. 보다 못한 애플이 지난해 하반기 메이주에서 판매중인 아이폰 짝퉁 제품 `M8`에 대해 판매 금지 조치를 중국 특허청에 요청해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이번에 메이주가 내놓은 `M9‘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프로요‘ 기반의 스마트폰으로, 3.5인치 크기에 아이폰4처럼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있다. 삼성의 갤럭시S와 같은 `허밍버드` 프로세서를 채택하고 있다고 한다. 8GB 제품은 379달러, 16GB 제품은 40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M9의 출시로 중국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 스마트폰의 판매가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 사양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M8` 판매가 애플의 항의로 중단된 것처럼 `M9`에 대해 애플과 다른 스마트폰 사업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중국 업체들이나 사용자들이 짝퉁 제품에 `산자이(山寨)`라는 이름을 붙여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산업계는 `산자이` 제품에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산자이 경제라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그만큼 산자이 제품의 파괴력이 만만치않다는 의미다. `M9`의 초반 흥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장길수 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