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를 비롯한 국내 기업을 대표하는 총수들이 신묘년 신년사를 내놓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신년 하례식에서 기자들에게 “지금 삼성을 대표하는 대부분의 사업과 제품은 10년 안에 사라진다”며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글로벌 인재를 키우고 유망 기술을 찾아내는 한편, 창의력과 스피드가 살아 넘치고 부단히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화두를 제시했다.
구본무 LG 회장은 신년사에서 ‘미래 준비’를 역설하며 “5년, 10년 후를 보며 기존 사업 가치를 근본적으로 높이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로 진입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계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이어 “갈수록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과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이제 시장 선도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LG 임직원들의 마음가짐 전환도 요구했다.
삼성과 LG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세계 톱 클래스 기업이 아니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기준 세계 전자업체 1위 기업이 됐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도 세계 톱 클래스 기업이 됐다.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기업의 정체, HP와 지멘스로 대표되는 서구 기업들의 변화속도가 느렸던 덕분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우리 기업도 언제든 다시 역전당할 수 있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제 국내 기업은 남이 간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걸어가야 하는 선도자가 됐다. 경쟁 기업과 주요 국가의 견제도 더욱 거세질 것이다. 이를 극복하는 길은 기술, 인재, 조직문화 등에서 모두 앞서가는 방법밖에 없다. 아슬아슬한 1위 기업으로서 승자독식시대를 맞이할 수 없다. 글로벌 ‘넘버원’을 넘어 ‘온리원’으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