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스마트TV의 도입으로 스마트 열풍에 휩싸인 한 해였다. 그럼 새해 우리나라가 당면한 IT 과제는 무엇일까.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 등 IT 관련 부처의 새해 업무 추진에 대한 대통령 보고도 이미 이루어졌다. 여러 가지 추진계획이 제시되었는데 필자의 견해로는 제일 중점적으로 추진해야할 과제가 유무선 데이터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한 네트워크 확충이 아닐까 한다.
지난해 말 스마트폰 이용자는 700만 명을 넘었으며, 올해 말에는 2000만~25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갤럭시탭과 아이패드 등 스마트패드 이용자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소개된 스마트TV도 큰 변수다. KT와 삼성 등의 예측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트래픽이 일반 폰의 30배고, 스마트패드는 스마트폰의 10배로 일반 폰과 비교해 300배 증가한다고 한다. 스마트TV에 대한 예측치는 아직 없지만 아마 스마트패드의 10배, 일반 폰의 3000배는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는 와이파이를 통하는 것을 제외하고 이동통신망을 통해 월 271MB의 데이터 트래픽을 사용한다. 이는 세계 평균의 3.2배로 전 세계에서 최고 수준이다. 이용자들은 트래픽의 폭발적 증가를 이미 피부로 느끼고 있다. 특히 퇴근시점인 초저녁에 휴대폰 통화가 잘 되지 않고 데이터 다운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짐을 알 수 있다.
트래픽 증가 요인으로는 클라우드 컴퓨팅도 중요 고려사항 가운데 하나다. 세계 주요 IT 예측 기관들의 일치된 결론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될 것이라고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는 PC 등 개별 컴퓨터에 저장된 모든 데이터가 데이터센터에 저장되고 이용자는 필요할 때마다 데이터를 가져다 쓰기 때문에 네트워크에 엄청난 트래픽 부하를 부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는 이용자가 어디에 있든지 항상 접근이 가능한 네트워크 인프라가 기본 조건이다.
새해에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대폭적인 확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와이브로가 전국망으로 확충되고, 제4세대 무선망 LTE의 설치도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다.
와이파이 존도 지난해 말 전국에 6만개가 설치된 데 이어 올해는 16만5000개로 확대돼 세계 최고 수준이 될듯하다. 무선 트래픽의 분산을 위해 피코셀과 펨토셀의 도입도 적극 고려되고 있다. 무선트래픽도 결국 유선망을 통해 처리된다. 네트워크 확충은 유무선망을 총망라해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그러면 네트워크 확충 시 특별히 고려해야할 점은 어떤 것일까. 이번 기회에 인터넷 주소체계를 IPv6로 전환해야 한다. 그 사이 구축한 IPv4 인터넷은 주소 개수뿐만 아니라 신뢰성, 보안성 등에 문제가 많다. 이번이 IPv6로 전환시킬 좋은 기회이다. IT 융합, 사물통신 등 IT가 타 산업과 연계됨에 따라 IP주소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설치될 라우터는 모두 IPv6가 내장된 것으로 해야 할 것이다.
네트워크 확충을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투자비용이 소요된다. 트래픽이 수십, 수백 배 늘어나지만 통신사업자의 수익은 거의 정체된 상태다. 투자 자금을 어디에서 마련하느냐가 중요한데, 이용자에게 모든 부담을 전가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정부가 재정적 지원을 할 수도 없다. 포화된 가입자를 뺏고 뺏기는 마케팅을 잠시 멈추고, 올해 1년 동안은 모든 비용을 네트워크 확충에 집중하도록 모든 통신사업자가 함께 신사협정을 체결하면 어떨까.
임주환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 원장 chyim1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