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트래픽 폭주 1년
통화 대란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초 대비 연말 트래픽은 KT, SK텔레콤 2개 사업자 모두 100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도 초당 데이터 트래픽이 연초 대비 최고 5000%까지 증가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이다. 통신사업자는 물론이고 정부도 이런 상황의 파악 및 대책 마련을 위해 추이를 주시하고 있지만 아직 어떤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루라도 빨리 대대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최근 연이은 통화불능 사태와 같은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통신 3사의 모바일 트래픽은 전년 동기 대비 100~3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T의 트래픽이 443.7테라바이트(TB)로 344.1%로 늘어나 가장 많이 늘었으며 SK텔레콤도 308.1TB로 232.4% 증가했다. LG유플러스도 121.7TB로 114.3%가 늘었다.
무제한데이터요금제를 도입한 지난 8월 이후의 트래픽은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요금제 도입 이전인 7월 916TB였던 통신 3사의 트래픽은 9월 1569TB로 급증했다. 스마트폰의 급격한 확산과 무제한 요금제로 인한 트래픽 폭증이다.
지난 2008년 9월(315TB)에서 지난해 7월(916TB)까지 10개월간 늘어난 트래픽(601TB)보다 많은 653TB가 늘었다.
같은 기간 통신사별로도 아이폰 도입으로 초기 트래픽 증가를 주도했던 KT의 트래픽량을 SK텔레콤이 추월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말을 기준으로 하면 이 같은 증가 속도는 더 빨라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KT가 지난해 연초 대비 1000% 증가를 얘기하고 있으며 SK텔레콤도 KT에 못지않은 트래픽 증가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통신 3사 중 스마트폰 보급이 가장 늦었던 LG유플러스도 지난해 1월 말 98TB였던 트래픽이 12월 말 320TB로 327% 증가했다. 음성을 제외한 데이터 트래픽은 연초 대비 수천%나 증가했다. 다른 사업자의 상황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올해 말에는 지난해 720만이었던 스마트폰이 2000만대까지 3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또 스마트폰보다 데이터 트래픽이 수십배 많은 스마트패드 보급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윤현구 명지대 교수는 지난해 11월 22일 열린 ‘전파방송 콘퍼런스 2010’에서 2015년 말 와이파이와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총 트래픽이 24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ITU가 전 세계 서비스 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전망자료에 국내 실측 데이터를 적용해 산출한 예측으로 객관성을 갖춘 조사로 평가받는 수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치도 이전의 증가 속도를 감안해 예측한 결과에 불과할 뿐 실제로 얼마나 증가할지는 가늠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최성호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이용제도과장은 “작년 8월 무제한 요금제 시행 이후 11월 트래픽 증가가 시작됐다”며 본격적인 트래픽 증가가 이제 시작 단계임을 내비쳤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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