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장이 커지면서 그동안 각자 성역에 군림했던 이동통신사와 포털이 본격적인 영역 싸움을 시작했다.
웹과 모바일이 결합하면서 양측의 사업모델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위치기반서비스(LBS),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모바일 광고 등이 주요 전쟁터다.
먼저 SNS와 LBS 분야에서 이통사의 공격이 거세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한국형 트위터인 `와글`을 개발하고 이달 초 안드로이드폰, 아이폰 등 스마트폰 앱 형태로 올렸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트위터처럼 140자 이내의 짧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으며, 휴대전화 주소록에 저장된 번호 사용자끼리 친구가 된다. 와글은 국내 통신사가 SNS를 직접 개발한 첫 사례다. 네이버의 미투데이, 다음의 `요즘`과 정면으로 부딪친다.
KT는 자회사 KTH를 통해 `LBS+SNS`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출시한 스마트폰용 위치기반 SNS인 `아임IN`은 지난해 말까지 총 60만명이 앱을 내려받으며 국내 서비스 1위를 지키고 있다. 오히려 네이버의 윙버스, 다음의 플레이스 등 포털의 LBS가 아임IN의 뒤를 좇는 형국이다.
SK텔레콤은 프로그램 개발사들이 다양한 SNS, LBS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을 집중 육성한다. 또 자회사인 SK컴즈를 통해 이용자들이 자신의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작성한 사진, 글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싸이월드 플래그`를 출시했다. 안드로이드폰용으로 먼저 출시했지만 조만간 모바일웹, 아이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이통사들이 SNS와 LBS를 강화하는 것은 유선인터넷 시대처럼 단순히 데이터를 전달해 주는 `통로`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중심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이동하고 SNS, LBS가 스마트폰과 결합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게 되자 이 분야 선점에 나선 것.
포털들은 역으로 호시탐탐 이동통신사의 영역을 노리고 있다. NHN은 KT, LG유플러스가 중점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강남역 등 서울 주요 도심과 지하철 1~4호선 역사에 1000대가량 설치된 전자간판 서비스인 `디지털 뷰`에서 무료 인터넷 전화를 제공하고 있다.
통신사와 포털의 서비스가 겹치면서 인터넷의 최대 수익모델인 광고 분야의 경쟁이 특히 치열하다.
포털의 유선인터넷, 모바일 광고 강화에 맞서 이동통신사가 자체 광고 플랫폼을 내놓고 광고주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KT는 지난 4월 구글의 광고 자회사인 애드몹과 제휴하고 자회사 엠하우스를 통해 모바일 광고사업에 진출했다. SKT는 지난달 모바일 맞춤 광고서비스 `애드존(ADZone)`을 론칭했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모바일 광고서비스 `U+ AD`도 서비스 개시 3개월 만에 광고주 40개사, 애플리케이션 140개를 확보하며 순항 중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사용자를 유치하기 위한 이통사, 포털 간 경쟁이 강화되고 있다"며 "서비스 경쟁력 유지 여부가 각사 성장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일경제 최순욱 기자 @wook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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