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생겜사] 풋볼 매니저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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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 게임은 크게 직접 캐릭터를 조종하는 ‘액션형 게임’과 경기 밖에서 조율을 하는 ‘감독형 게임’으로 나뉜다. 후자의 경우 지금부터 이야기하려는 세가의 ‘풋볼 매니저’ 시리즈가 주도 하고 있다. 풋볼 매니저는 유럽에서 ‘이혼 제조기’라는 별칭을 달 만큼 중독성이 강한 게임이다.

 경기 중 조작을 하지 않기 때문에 몸이 덜 피곤하다. 실제로 존재하는 축구 리그의 데이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높은 현실감을 맛볼 수 있다. 새벽마다 프리미어 리그 등을 챙겨보는 축구광들에게 풋볼 매니저는 그 자체로 가상현실이다. 지난달 16일 한국에서 정식 발매된 최신작 ‘풋볼 매니저 2011’을 파헤쳐 봤다.

 ◇완벽한 한글화, 말이 통하는 게임=풋볼 매니저 2011을 실행시키면 우선 한글화가 눈에 띈다. 전작들이 부족한 한글화로 불편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매순간 감독의 입장과 기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아마 이 정도의 한글화가 되어 있지 않았다면 게임이 주는 재미의 반을 포기했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풋볼 매니저 2011에서는 전작에 비해 대폭 늘어난 언론, 에이전트 등 외부와의 접촉을 경험한다. 감독은 원할때 마다 언론과 접촉해 경기 전 심리전을 펼칠 수도 있으며, 인터뷰를 통해 원하는 선수에게 애정공세를 퍼부어 그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수도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이 되어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호나우도를 계속 접촉해 다시 데려오는 짜릿한 상황연출도 가능하다. 또 기자 간담회 현장에서 화를 내거나 아니면 성실히 인터뷰에 임해 감독만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한글화가 주는 재미다.

 ◇강화된 경기장면으로 보는 재미도 업그레이드=전작에 비해 사실적으로 묘사되는 경기장면은 풋볼 매니저 2011에 생동감을 불어 넣는다. 경기는 1.5배속으로 진행되며 필요 없는 장면들은 과감히 뛰어 넘기 때문에 지루 할 새가 없다. 마치 스포츠 뉴스의 하이라이트를 보는 기분으로 즐기면 된다.

 ‘피파’나 ‘위닝’ 시리즈처럼 피부 점까지 표현하는 화면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대신 조작이 필요 없는 만큼 자연스러운 모션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유명 선수들의 세리머니나 특이한 자세도 구현되어 있다. 최근의 게임들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현실적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다면, 풋볼 매니저 2011은 편안한 느낌으로 게임을 관람할 수 있다.

 ◇내가 게임을 하는건지 진짜 감독인지=앞서 풋볼 매니저의 별칭을 이혼 제조기로 소개하며 그 중독성을 강조했지만 반대로 이 게임은 쉽게 빠지기도 힘들다. 감독으로서 해야 할 일들이 극사실적으로 표현되다보니 그 피로도 또한 무시하지 못한다.

 게이머는 경기 중 전술을 짜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선수의 이적, 임대, 재계약, 연봉 협상 등 계약 전반에 걸친 사항과 스카우터 파견, 주전 선택, 소속 선수와의 대화, 에이전트 미팅, 언론플레이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야한다. 특히 풋볼 매니저 2011에서는 경기 중 세트 플레이까지 설정할 수 있어 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렇게 세세하게 묘사된 내용들을 인내심 없이 즐기기란 쉽지 않다. 물론 이 과정 자체가 풋볼 매니저의 핵심이고 재미다. 사실 이런 종류의 게임은 궁합이 맞는 사람이 따로 있다. 풋볼매니저와 같은 시뮬레이션 게임을 한번이라도 즐겼다면 꼭 해봐야 할 풋볼 매니저 2011 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손 댈 필요는 없다. 섣불리 만졌다가 ‘체질개선’이라도 되는 날엔 해결책이 없기 때문이다.

이혁진 플레이포럼 기자 baeyo@playfor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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